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 등급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유지했다. 다만 이재명 정부의 느슨한 재정 기조에 따른 국가채무비율의 상승을 하방 요인으로 지목했다.
피치는 3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가 강한 민간소비를 바탕으로 지난해 1.0%였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 2.0%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 순수출 증가를 이끌며 성장의 핵심 동력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 다만 미국과의 상호 관세 등 통상 관련 이슈는 여전히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피치는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반영해 한국의 잠재성장률 추정치를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그럼에도 정부가 인공지능(AI)과 첨단산업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 등으로 생산성 제고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예외 없는 25% 관세 부과 포고문에 서명한데 이어 자동차와 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 부과도 검토중이라고 밝힌 가운데 13일 경기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와 컨테이너가 선적 대기하고 있다. 2025.2.13. 강진형 기자
정치 여건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새 정부 출범 이후 계엄령 선포와 대통령 탄핵 등 정치적 불확실성 국면이 해소됐다고 진단했다. 국회 다수 의석을 바탕으로 정책 추진 동력도 확보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재정 부문에서는 AI·연구개발(R&D)·첨단산업 투자 확대 등으로 올해 예산이 지난해 본예산 대비 8.1% 증가하지만, 경기 회복에 따른 세수 확대로 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지난해 GDP 대비 -2.3%에서 올해 -2.0%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성장률 제고 효과 없이 정부 부채가 지속 증가할 경우 신용등급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외건전성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를 바탕으로 GDP 대비 23.3% 수준의 순대외채권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에는 거주자의 해외 주식투자 확대 등으로 원화 약세 압력이 있었지만, 2026~2027년 원화가 다소 절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가계부채 비율은 선진국 대비 높은 수준이지만 점진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율을 명목 GDP 성장률 이내로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대북 리스크와 관련해 피치는 새 정부가 교류 확대와 관계 정상화, 비핵화 등을 통해 긴장 완화를 모색하고 있으나, 북러·북중 관계 강화 등으로 단기간 내 지정학적 긴장 완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피치는 향후 등급 상향 요인으로 지정학적 위험 완화와 중기적으로 국가채무비율을 낮출 수 있는 재정건전화 등을 제시했다. 반대로 재정적자 확대나 우발채무 현실화에 따른 국가채무 급증, 안보·경제를 크게 약화할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는 하방 요인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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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그간 연례협의 등을 통해 한국 경제의 강점을 적극 설명해왔으며, 앞으로도 국제 신평사들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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