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안정화 대책 동참 차원
우리은행 이미 참여…3곳도 참여 추진
한은에 외화예금 예치 시 3.6% 이자 지급
美 단기 국채와 유사한 수익률…외환보유액 추가 확보 '윈윈'
한국은행이 지난해 말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로 내놓은 외화예금 초과 지급준비금(지준)에 대한 이자지급(부리)이 지난 8일 본격 시작한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정책에 동조해 참여하기로 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 한은에 외화예금을 초과 예치 중이거나 예치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우리은행은 이미 참여 중이고, 국민은행도 규모를 확정해 조만간 예치하기로 결정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예치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장기 외화예금이나 현금 보유 등 유동성을 고려해 예치 규모를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기관은 외화예금에 대해 일정 비율의 지준을 한은에 예치해야 한다. 이를 필요 지준이라 부른다. 한은은 이 '필요 지준'을 넘어서는 초과 예치분에 이자를 지급하는 '외화 초과지준 부리'를 지난해 말 내놨고, 이달부터 시행했다. 금융기관의 외화자금을 국내에 묶어두고, 국민연금의 환헤지에 대응해 외환보유액을 추가 확보함으로써 외환시장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금리는 3.6%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 수준(3.5~3.75%)을 고려해 결정됐다.
시중은행으로서도 나쁜 선택지는 아니다. 그동안 시중은행은 여유 외화자금을 해외 금융기관 등에 맡겨 운용해왔다. 하지만 이번 '외화 초과지준 부리'로 은행 입장에선 가장 안전한 한은에 예치하는 것만으로도 해외에 달러를 맡기는 것과 유사한 수익률을 매달 챙길 수 있게 된다. 미국 3개월 단기국채(T-bill) 금리는 현재 연 3.6% 전후를 오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금리와 큰 차이는 없지만 복잡한 금융망을 거치지 않고도 미 국채에 투자하는 것과 비슷한 수익을 낼 수 있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당국의 환율 안정화 조치에 적극 동참하려는 취지도 있다. 앞서 지난 16일 한은은 시중은행 자금부 외화 담당자들과 회의를 열고 외화 지준 예치 현황을 점검하며 해당 대책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화 초과지준 부리는 외환시장 안정에 기여하기 위한 당국의 정책 기조로 이해하고 있고, 취지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외화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4대 은행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외화예치금은 37조7730억원으로, 전년 동기(33조4927억원) 대비 12.8% 늘었다. 하나은행이 13조1308억원으로 가장 많고, 이어 우리은행이 11조119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은 7조1077억원, KB국민은행은 6조4155억원이다. 외화 초과지준 부리를 통해 이들 달러 일부가 국내에 머물게 되면 달러 추가 유출을 차단해 시중에 귀해진 달러 수급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 뜨는 뉴스
한은 관계자는 "인센티브 유인이 필요하다면 금리를 더 올릴 수도 있고, 해외자금 유입 외 국내의 단기 외화자금까지 예치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경우에는 하향 조정할 수 있다며 "미 Fed의 정책금리 범위 안에서 유연성을 갖고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6개월 한시적으로 도입한 제도이기 때문에 제도는 오는 6월까지 시행된다"며 "연장 여부는 6개월 지나는 시점에 금융통화위원회가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