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고통'에 등 떠밀린 아이들
학교 밖 유병률 40% 육박
격리 아닌 통합 관리 필요
최근 초·중·고교를 중도 포기한 '학교 밖 청소년'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정신건강이 재학생과 비교해 4배 이상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제도권 밖으로 밀려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24일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은 2021년 14만5818명, 2022년 16만7925명, 2023년 16만6507명, 2024년 17만3767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청소년 인구가 줄어들고 있음을 고려하면 학교 이탈 속도는 오히려 가속화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이 학교를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더 이상 비행이나 가정 형편이 아니었다. '2023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업 중단 시기가 가장 많은 고등학생(62.2%)의 경우 학교를 그만둔 주된 이유로 '심리·정신적 문제'(37.9%)를 1순위로 꼽았다. 마음이 아파 학교를 나왔지만 학교 밖은 더 추운 현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청소년들이 학교를 그만둔 시기는 고등학교 때가 62.2%로 가장 많았다. 중학교 20.8%, 초등학교 17.0%였다. 학교를 그만둔 이유를 보면 고교 때 학교를 중단한 청소년들은 '심리·정신적 문제'(37.9%)를 가장 많이 꼽았다.
보호 울타리가 사라진 아이들은 고립되기에 십상이다. 학교 밖 청소년의 42.9%가 '은둔 경험'이 있었다. 기간별로는 '1개월 미만'이 21.9%로 가장 많았고, '1∼3개월 미만'(10.8%), '3∼6개월 미만'(3.5%)이 뒤를 이었다. 사회적 단절이 고착화됐다고 볼 수 있는 '6개월 이상' 은둔 비율도 6.4%에 달했다. 이들이 방문을 걸어 잠근 이유는 '무기력하거나 우울한 기분이 들어서'(28.6%)가 가장 많았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서'(24.9%),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13.7%) 순이었다.
실제 데이터는 이들의 위기가 '경고' 수준을 넘어섰음을 보여준다. 2024년 10월 국립정신건강센터가 발표한 조사(만 12~17세 학교 밖 청소년 1,561명 대상)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의 현재 정신장애 유병률은 40.5%로 집계됐다. 이는 일반 청소년 유병률(9.5%)의 4배를 웃도는 수치다. 태어나서 한 번이라도 정신장애를 앓은 적이 있는 '평생 유병률'은 과반인 53.5%에 달했다.
병명별로는 주요우울장애(20.9%)가 가장 흔했고, 강박장애(11.4%), 약물 사용장애(8.7%), 틱장애(7.3%), 알코올사용장애(7.2%)가 뒤를 이었다. 우울함이 술과 약물 의존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확인된 셈이다.
특히 사법 시스템에 있는 아이들의 상태는 더욱 심각했다. 소년원 수감 청소년의 경우 현재 정신건강 문제 유병률이 72%, 평생 유병률은 무려 90.2%를 기록해 사실상 전원이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다.
정신적 고통은 극단적 선택의 위험으로 직결됐다. 정신건강 문제가 있는 학교 밖 청소년 중 71.3%가 자살을 고려한 적이 있었으며, 절반이 넘는 53.9%는 실제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학교 밖 청소년을 '문제아'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아동'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학교 밖 청소년들은 다른 청소년에 비해 정신질환을 가질 확률이 높은 만큼 이들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며 "현재는 교육부가 학생들을, 성평등가족부가 학교 밖 청소년을 지원하고 있다. 학교 밖 청소년과 재학생을 분리해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융합의 관점에서 통합적인 정신건강 예방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학교 이탈 단계부터 즉각적인 심리 치료가 연계될 수 있도록 상담 지원 등에 대한 홍보를 더 늘려야 한다"며 "상담 지원 시 학교 밖 청소년과 부모의 입장이 다를 수 있어 지원의 걸림돌이 될 수 있는데, 정부에서 어떻게 학교 밖 청소년을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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