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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패션 거장' 발렌티노 가라바니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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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처 '발렌티노 레드'…유명 인사·배우 드레스 제작

화려한 붉은색 드레스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패션 디자이너 발렌티노 가라바니가 19일(현지시간) 향년 93세로 별세했다.


이탈리아 '패션 거장' 발렌티노 가라바니 별세 이탈리아 패션 디자이너 발렌티노 가라바니.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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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 등에 따르면 발렌티노 가라바니·지안카를로 지암메티 재단은 이날 그의 부고를 전하며 "발렌티노는 우리 모두에게 끊임없는 길잡이이자 영감이었고 빛·창의성·비전의 진정한 원천이었다"고 밝혔다.


발렌티노가 만든 화려한 드레스는 반세기 동안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가 사용한 붉은 색은 디자인을 대표하는 시그니처로 '발렌티노 레드'로 불린다. 그는 오트 쿠튀르(고급 여성복)의 거장으로 불렸지만 논란이 되거나 과시하는 듯한 스타일을 추구하지는 않았다.


그가 유명 정관계 인사와 스타 배우를 위해 만든 드레스는 매번 화제가 됐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 여사가 1968년 그리스의 선박왕 아리스토텔레스 오나시스와 재혼할 당시 입었던 크림색 레이스 드레스가 바로 그의 작품이다.


세계적인 여배우들도 발렌티노의 화려한 드레스를 사랑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1960년 영화 스파르타쿠스 로마 시사회에서 발렌티노가 디자인한 깃털 장식의 드레스를 입어 시선을 사로잡았다. '로마의 휴일'로 유명한 오드리 헵번도 그가 만든 드레스의 팬이다. 줄리아 로버츠가 2001년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을 때 입었던 흑백 가운, 케이트 블란쳇이 2005년 여우조연상을 받을 때 입은 노란색 드레스도 그의 작품이었다.


그가 남긴 "나는 여성이 무엇을 원하는지 안다. 그들은 아름다워지고 싶어 한다"라는 말은 아직도 대중의 입에 오르는 명언으로 꼽힌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그는 논란의 여지 없는 우아함의 거장이자 이탈리아 오트 퀴트르의 영원한 상징"이라며 "전설을 잃었지만 그의 유산은 여러 세대에 영감을 줄 것"이라고 했다.


1932년 5월 이탈리아 북부 파비아주에서 태어난 발렌티노는 패션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품고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기라로쉬 등 프랑스 디자이너 밑에서 일을 배웠다. 이탈리아로 돌아온 그는 1959년 자신의 이름을 딴 회사 발렌티노 하우스를 세우고 패션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평생 파트너가 된 동료이자 연인 지안카를로 지암메티와 1960년 협업을 시작하면서 전성기를 열었다. 발렌티노는 남성복과 기성복·액세서리로 제품군을 확대하면서 사업을 키웠다. 1998년에는 이탈리아의 한 지주회사에 브랜드를 3억달러에 매각한 뒤 디자인에만 전념했다. 2007년 사업 일선에서 물러난 그는 2016년 지암메티와 함께 자선 재단을 설립해 활동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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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은 오는 23일 로마의 산타마리아 델리 안젤리 에 데이 마르티리 대성당에서 치러진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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