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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나 알아?"…아직도 못 고친 '갑질 폭행'[시시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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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카 한국 총판 조이웍스 대표
하청업체 직원 폭행 의혹 논란
성과주의 면죄부 조직문화 돌아봐야

"너 나 알아?"…아직도 못 고친 '갑질 폭행'[시시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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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패션 업계에서 불거진 폭행 사건이 충격적이다. 글로벌 러닝화 브랜드 '호카(HOKA)'를 수입해 판매하는 기업의 대표가 지난해 서울 성수동의 한 폐건물에서 하청업체 대표와 직원을 불러 폭행했다는 의혹이다. 최근 공개된 녹취록에는 가해자로 지목된 조성환 전 조이웍스앤코 대표가 하청업체 관계자들에게 "너 나 아냐"라고 소리 지르며 폭행하는 듯한 정황이 담겼다. 조 전 대표는 하청업체 직원들이 자신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해 이를 경고하는 자리에서 발생한 "쌍방 폭행"이라고 주장했다.


양측 주장의 진위는 경찰 조사를 통해 드러날 것이다. 하지만 조 전 대표가 "식사하며 이야기하자"라고 불러낸 장소가 폐건물인 점이 수상해 휴대전화 녹음기능을 켜뒀다는 하청업체 측 주장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조 전 대표는 사과문을 통해 "어떠한 이유로도 물리력 행사가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순간의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게 됐다"면서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조 전 대표가 "이번 사건은 전적으로 제 개인의 잘못"이라고 인정했지만 조폭영화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이 아직도 재생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구조적 병폐인 권위주의를 다시 환기시킨다. 2007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청계산 보복폭행 사건부터 2010년 SK그룹 일가인 최철원 전 M&M 대표의 50대 운수 노동자 야구방망이 구타사건(매값 폭행), 2016년 정우현 전 미스터회장의 경비원 폭행 사건, 2018년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직원폭행 영상 등 '갑질 폭행'은 잊을 만하면 재발하고 있다.


갑질 폭행은 신체적 가해만 해당되지 않는다. 권력 관계에서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상대방을 억압하고 통제하기 위한 모든 행위가 해당된다. 밑바닥에는 조 전 대표의 발언과 마찬가지로 "내가 누군지 아느냐"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자신의 지위나 배경을 내세워 타인에게 인정과 복종을 요구하는 '갑질 문화'다. 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둘러싼 각종 논란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는 아직도 '성과'와 '실적'을 이유로 갑질 문화를 묵인하지 않았나 돌아봐야 한다. 조 전 대표는 호카 브랜드의 미국 본사인 데커스와 국내총판계약을 체결한 조이웍스와 자회사인 조이웍스앤코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2009년 프랑스에서 설립된 호카는 두꺼운 미드솔(쿠셔닝)과 가벼움, 안정적인 착화감 등 기능성을 앞세운 러닝화가 주력으로, 2013년 미국의 데커스에 인수됐다.


조이웍스는 2018년부터 호카의 국내총판을 맡았는데, 호카는 코로나19 엔더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전환 이후 국내에서 마라톤 열풍이 불면서 급성장한 브랜드다. 조이웍스는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2022년 매출액이 228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듬해 433억원, 2024년 820억원으로 매년 2배씩 늘었다. 최근 폭행사건으로 주가가 급락한 조이웍스앤코는 조이웍스가 지난해 인수한 코스닥 상장사로, 호카의 오프라인 영업권을 갖고 있다. 조 대표는 이 같은 성과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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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알려진 갑질 폭행 사건은 여론의 단죄와 함께 형사처벌을 받았다. 기술의 발달로 휴대전화 녹취는 일상이 됐고, 이로 인한 '갑질 리스크'는 경영의 상수다. 소비자는 '가치 소비'로 옮겨가면서 환경과 인권, 노동, 젠더 감수성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소비의 기준이 됐다. 이런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면 시장은 냉정하게 돌아설 것이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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