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정부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시위대가 모였고, 대학생과 노조 등의 합류로 지난달 28일 시위가 시작된 이후 최대 규모에 달했다. 시위는 9일 오전에도 계속되고 있으며, 이날 오후 8시에 다시 대규모 인원이 거리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강경 진압과 충돌로 지금까지 45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고, 이란 당국은 전국의 인터넷과 국제전화를 차단해 국민들의 외부 소통을 막고 있다.
테헤란 서부 주요 도로에서 대규모 시위대가 "독재자에게 죽음을"과 같은 구호를 외쳤고 북부 타브리즈, 동부의 시아파 성지 마슈하드 등에서도 대규모 인파가 모였다.
남부 쿠체나르에서는 시위대가 2020년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한 실권자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동상을 끌어내며 환호하는 모습이 잡혔다.
이번 시위는 22세 여성이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보인다는 이유로 당국에 끌려가 살해된 사건에 반발해 2022∼2023년 이어진 '히잡 반대 시위' 이후 최대 규모다.
1979년 혁명으로 축출된 팔레비 왕조 마지막 샤(국왕)의 아들 레자 팔레비는 시민들에게 8일과 9일 오후 8시 시위에 참여해달라는 메시지를 잇달아 보냈다.
현재 미국에 망명 중인 레자 팔레비 왕세자는 "거리로 나와 단결된 전선으로 여러분의 요구를 외쳐라"라며 "이슬람 공화국과 지도자, 이란혁명군에 경고한다. 세계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신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민 탄압은 묵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국영TV는 이날 오전 8시 방송에서 이번 시위 발발 이후 첫 시위 관련 보도를 통해 시위대의 폭력으로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승용차, 오토바이, 지하철 같은 공공장소, 버스 등이 불에 탔다고 전했다. 다만 사상자 수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테러 요원이 방화와 폭력을 야기했다고도 주장했다.
이란 내 인권 단체 '이란 인권활동가들'(HRAI)은 시위가 92개 도시로 확산하면서 최소 2076명이 체포되고 최소 36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다.
지금 뜨는 뉴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8일(미국시간) 보수성향 라디오 '휴 휴잇 쇼'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국민들을 죽이기 시작하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