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짜발량이]문화예술진흥기금 존중받는 공공재원 되려면

시계아이콘01분 16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2004년 이후 감소…고갈 위기
'문화강국' 되려면 문제 직시해야

문화예술진흥기금은 존중받는 공공 재원인가. 지난달 18일 국회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김진각 성신여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가 던진 질문이다. 문화예술진흥기금 고갈 위기를 짚는 동시에, 우리 사회가 문화예술을 대하는 태도와 인식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요구한 문제 제기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어쩌면 해피엔딩' 등 한국 문화예술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폭발하고, 이에 대한 우리 국민의 자긍심까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문화예술진흥기금 고갈 위기는 역설적이다.


2024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은 1998년 문화예술진흥기금 지원을 받아 폴란드 바르샤바대 해외 레지던스에서 창작활동을 했다. 그 과정에서 소설 '흰'의 영감을 얻었다. 지난해 토니상 작품상을 거머쥔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역시 2017년 창작 뮤지컬 해외공동제작 지원 등 문화예술진흥기금을 기반으로 한 제도의 혜택을 받았다.

[짜발량이]문화예술진흥기금 존중받는 공공재원 되려면
AD

1973년 출범한 문화예술진흥기금은 순수예술을 지원하는 유일한 국가 재원이지만 현재 고갈 위기에 놓여 있다. 2004년 5273억원이던 적립금은 2024년 말 기준 551억원으로 축소됐다. 2004년 헌법재판소가 영화관·공연장 입장권에서 일정 비율을 부담해 조성하던 방식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한 뒤 재원이 사실상 끊겼기 때문이다. 1~2년 내 기금이 바닥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금 고갈 우려는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2004년 이후 줄곧 감소하던 적립금은 2017년 546억원까지 떨어지며 바닥을 드러냈다. 이후 국민체육진흥기금·관광진흥기금 등에서 전입을 통해 2020년 1673억원까지 늘었지만, 관광진흥기금 전입이 중단되면서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현재는 국민체육진흥기금·복권기금 전입 등으로 충당하는 '땜질식' 처방만이 이어지고 있다. 두 기금 모두 용처가 정해져 있어 언제든 끊길 수 있다.


이 같은 방식은 순수예술 지원의 안정성을 떨어뜨린다. 순수예술은 성과가 단기간에 드러나기 어려운 분야로, 장기적인 지원이 필수다. 지금과 같은 불안정한 방식으로는 어쩌면 해피엔딩의 토니상 수상 같은 기적이 재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 정부는 문화강국을 표방하며 2030년 K컬처 산업 규모를 현재의 두 배인 300조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러나 문화예술진흥기금 고갈 문제를 방치한 채 문화강국을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K컬처의 뿌리부터 흔들리는 문제를 외면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헌재는 2004년 판결에서 문화예술 진흥의 공익성은 인정하되 그 재원을 특정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는 없다고 명확히 했다. 정부는 순수예술 지원이 국가의 책무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문화예술진흥기금의 안정적 재원을 확보할 법·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문화예술을 바라보는 사회 인식 개선도 병행돼야 한다.


AD

한국의 문화예술 재원 규모가 선진국 대비 부족하다는 점 역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지출 비중은 0.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에 못 미친다. 1인당 문화예술 공공지출(연간)도 80~100유로 수준으로, OECD 평균 200유로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