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내수 부진 여파에 금융사 신용도 전반 약화
회계제도 변경 영향으로 보험업계 부담 확대
지난해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받은 금융사의 상당수가 저축은행과 보험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와 내수가 부진하면서 일부 금융사의 실적 우려가 커진 영향인데, 올해 역시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경기·내수부진에 저축은행 어려움 겪어
9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금융사 중에서 신용등급이 가장 많이 하향 조정된 업권은 저축은행업권이었다. 고려와 예가람, 다올, 제이티친애, 바로, 더케이 등 다수 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저축은행 업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부담이 지속되면서 실적 부진을 겪는 업체들이 많았다. 부동산 PF 문제는 지난해 고비를 넘기기는 했지만 여전히 저축은행과 부동산신탁사 등 일부 금융사의 실적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평가다.
보험사 중에서도 신용등급이 하락한 회사들이 나타났다. 푸본현대생명과 KDB생명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됐으며 현대해상과 롯데손해보험은 신용등급 전망이 내려갔다. 보험업황 악화로 수익이 나빠진 생명보험사들이 많았고 일부 손해보험사들은 정부의 회계제도 변경으로 자본적정성을 위협받았다.
특히 대형 손보사인 현대해상이 지난해 7월 한국신용평가로부터 보험금지급능력평가 및 후순위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받았다. 한신평은 "보험 부문의 이익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현대해상의 전반적인 수익성이 저하됐다"며 "회계 제도가 전환되고 약 2000억원의 예실차 손실이 매년 발생하면서 2023년 이후 최근 평균 보험수익성이 5.7%로 동기간 업계 평균(8.9%)을 하회하고 있다"고 하향 배경을 설명했다.
자본건전성을 두고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롯데손보 역시 지난해 한국기업평가와 한신평 2곳으로부터 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을 받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롯데손보에 자본 건전성이 취약하다며 적기시정조치 중 경영개선권고를 부과한 바 있다.
부동산 경기 부진에 부동산신탁사도 줄하향
저축은행과 보험사 외에도 부동산신탁사 가운데서도 지난해 신용등급 하향 조정 사례가 많았다. 코리아신탁, 한국자산신탁, 우리자산신탁 등은 신용평가 등급 하향 또는 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을 받았다. 부동산 시장 불황이 지속되면서 실적 부진을 겪는 신탁사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신평사들은 올해도 부동산 시장 부진과 내수경기 악화 등이 이어지면서 어려움을 겪는 금융사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 회복이 약하게 이뤄지면서 대출 연체율 상승이 지속되고 저축은행과 신용카드, 캐피탈 등 2금융권에서 실적 부진을 겪는 회사들이 많이 나타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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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장은 "기준금리 인하 후 1년 이상 경과했고 인하폭이 컸음에도 연체율이 여전히 상승하는 현상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이는 내수경기 부진의 고착화가 예사롭지 않은 수준임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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