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화를 넘어 '대전환' 선언
국민 체감 성과로 도약 입증해야
이재명 정부가 집권 2년 차의 해에 들어섰다. 이전 정부의 치명적 과오 탓에 지난 7개월은 정상화와 복구에 '1년 치 이상'을 쏟아부은 시간이었다. 취임 초 "하루가 30시간이었으면 좋겠다"고 한 말은 청산과 정상화를 동시에 해내야 한다는 압박의 다른 표현이다.
이 대통령은 2026년 국정 키워드로 '대전환을 통한 대도약'을 꺼냈다. 여건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주요 기관은 성장률을 1.6~1.8%로 보지만 2% 안팎의 잠재성장률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더해 총요소생산성(TFP) 둔화와 자본투자 증가세 둔화가 겹치며 '버는 힘'이 떨어지는 국면이다.
당장 원·달러 환율과 가계부채에 대한 부담이 크다.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원화 약세가 이어지면 에너지·식료품·부품 수입가격이 바로 뛰고, 결국 전기·가스요금과 생활물가로 전이된다. 기업은 원가 부담이 커지고, 가계는 체감소득이 줄며 소비가 위축된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지난 연말 7대 수출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불러 '달러 유보·환차익'으로 의심받을 행동을 하지 말고, 시장 안정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한 장면은 상징적이다.
국내총생산(GDP)의 90% 규모인 가계부채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부동산 가격도 부담이다. 한국은행은 2013년 이후 과도하게 누적된 가계신용이 민간소비 증가율을 매년 0.40~0.44%포인트 둔화시켰다는 분석을 내놨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2012년 수준에 머물렀다면 2024년 기준 민간소비 '수준'은 실제보다 약 4.9~5.4% 높았을 수도 있었다. 구조적인 문제다.
가계부채를 키운 부동산은 정부가 대출·세제·수급 측면에서 여러 차례 손을 봤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소수 거래가 만든 '착시'는 공포를 키웠고, 대출을 조여 시간을 벌어둔 뒤 내놓겠다고 했던 공급대책은 해를 넘겼다. 규제는 시간을 벌 수는 있어도 신뢰를 대신할 수는 없다. 장고(長考) 끝에 나올 공급대책이 신뢰를 얻지 못하면, 코스피 최고치 흐름을 두고 "자산 증식 수단이 다양화·건실화된다"는 대통령 진단도 설득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산업에서는 인공지능(AI)과 방산에서 성과가 이어져야 한다. '방산 특사'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수출계약 소식을 전하고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하고 체감할 수 있을 만한 '산업 생태계' 조성이다. AI는 데이터·전력·반도체·인재가 맞물려 돌아가야 하고, 방산은 수출 이후의 정비·부품·교육·현지협력까지 포함한 장기전이기에 그렇다.
'실용'을 강조한 외교·통상 분야의 성과도 필요하다. 지난해 "대한민국이 돌아왔다"는 메시지로 국제무대 복귀와 다자주의 리더십을 강조하면서, 한미 관세협상에서 덜 빼앗기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면 올해는 관세·비관세장벽과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고 수출 다변화 성과를 내야 한다. 한중 관계에서는 한한령(限韓令) 해제를 끌어내고, '글로벌 사우스' 협력에서도 원조·수출·인력교류를 묶어 프로젝트를 쌓아 올리고 중소기업이 동반 진출할 통로를 넓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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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전 세계가 따라 배울 '성장과 도약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내자"고 했다. 낭만적 당위나 희망 사항이 아니라고도 했다. 국정의 정상화를 넘어, 비로소 국민과 함께 성과로 '대전환'을 증명해야 할 출발점에 섰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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