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불황 속 '위기 타개' 신년 메시지
"단기 시황 아닌 10~20년 경쟁 우위 고려"
"도전적인 목표 추진해 혁신 속도 높이겠다"
김동춘 LG화학 최고경영자(CEO) 사장이 새해 경영방침으로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사업과 조직 전반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4년여 이어진 석유화학 업계 불황 속에서 단기 시황에 기대는 대응에서 벗어나 중장기 경쟁력을 기준으로 한 사업 재편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사장은 5일 신년사에서 "우리는 매우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며 "전 임직원이 물러설 길을 스스로 없애고 '파부침주(破釜沈舟)'의 각오로 변화에 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파부침주는 '가마솥을 깨고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물러서지 않고 결전을 각오함을 의미한다. 기존 방식으로는 더는 생존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조직에 직접적으로 전달한 것이다.
그는 최근 경영 환경에 대해 "기술과 경쟁 환경의 변화가 과거의 주기적 등락과는 다른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반도체·로봇·자율주행 시장의 변화, 수요를 웃도는 공급 구조,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과 기업 간 순위 변화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김 사장은 ▲혁신적 접근 ▲선택과 집중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향후 경영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사업 포트폴리오와 관련해서는 단기 시황이 아닌 10~20년 후 경쟁력을 기준으로 판단하겠다고 알렸다. 김 사장은 "2~3년 시황이 다소 좋아지더라도 장기적으로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는지를 봐야 한다"며 "기술 장벽이 높고 고객 밀착형인 고수익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선택과 집중도 보다 명확히 하겠다고 했다. 그는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리소스가 분산된 부분이 있었다"며 "전략적 우선순위를 분명히 하고, 전략에 부합하지 않는 영역은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초기 단계 투자는 이어가되 한정된 자원을 핵심 경쟁우위 기술과 핵심 신사업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인공지능 전환(AX)'과 'OKR(Objectives and Key Results)'을 전사적으로 도입해 혁신의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OKR은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했는지를 수치와 결과로 점검하는 성과 관리 방식이다. 연초 계획을 연말에 평가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짧은 주기로 목표와 실행 결과를 점검하며 방향을 조정하는 체계다. 위기 국면에서 속도와 실행을 중시하겠다는 경영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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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은 "남들이 하는 수준의 과제를 달성해서는 차별화를 만들 수 없다"며 "전 조직이 부서 간 협업 체계로 치열하게 논의하고 몰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이러한 혁신의 경험이 쌓인다면 어떤 위기도 돌파할 수 있는 역량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임직원 모두가 서로 믿고 의지하며 자부심을 느끼는 회사를 만들어 가자"고 덧붙였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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