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검사장, 검사장→차장·부장검사급 고검검사로
재판부 "정 검사장에 사실상 불이익" 인정
효력 정지할 긴급한 필요성은 "소명 안 돼"
최근 검사장급에서 고검 검사급 보직으로 사실상 강등된 정유미 검사장(연수원 30기)이 인사명령의 효력을 멈춰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이정원)는 이날 정 검사장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인사명령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집행정지는 행정소송에서 본안 소송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처분을 임시로 중단하는 법적 절차를 말한다.
정 검사장은 지난달 11일 법무부 고위 간부 인사에서 대전고검 검사로 전보됐다. 대검검사(검사장급)에서 고검검사(차장·부장검사급) 보직으로 사실상 강등된 것이다. 정 검사장은 인사 발표 하루 뒤 정성호 장관을 상대로 인사명령 처분 취소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재판부는 이번 인사 결정이 정 검사장에게 사실상 불이익을 가하는 처분으로 보면서도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은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은 신청인이 대검 검사급 검사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한 지 불과 수개월 만에 다시 신청인을 고검 검사급 검사인 대전고등검찰청 검사로 전보한 것으로 신청인에게 사실상 불이익을 가하는 처분"이라며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할 것인지 여부는 본안소송에서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신청인의 검사직무 수행의 공정성이 현실적, 구체적으로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공무원 인사 이동 시 업무나 거주지 변경이 수반될 수 있고 해당 공무원은 그에 따라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이를 손해라고 단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손해로 보더라도 그 침해의 정도가 중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훼손되는 신청인의 명예와 사회적 평가는 본안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상당 부분 회복될 수 있다"며 "그 밖에 신청인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처분의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법무부의 고위간부 인사를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는 징계성 조치라는 평가가 나왔다. 정 검사장은 수사·기소권 분리, 검찰청 폐지 등 검찰개혁과 대장동 항소 포기와 같은 주요 사안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온 바 있다.
정 검사장은 지난달 열린 22일 열린 집행정지 심문기일에서 "법령 위반인 데다가 역사적으로 전례 없는 굉장히 이례적인 인사"라며 "개인의 의사 표명을 가지고 인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굉장히 부적절하다"며 "이례적인 인사가 언론에 크게 나면서 25년 동안 검찰에서 묵묵히 성실하게 일만 해온 사람인데 상당한 국민들의 관심을 얻고 명예에 타격을 입었다"고 했다. 또 근무지 이동의 불편함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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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는 검찰청법상 검사의 직급은 검찰총장과 검사로만 나뉘기 때문에 강등이 아닌, 보직 변경 개념의 적법한 전보 조처라는 입장이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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