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매출 넘어선 백화점 12→13곳으로 늘어
신세계 강남·롯데 잠실 독주 속 '현대 판교' 약진
명품 소비 힘입어 2조 클럽 백화점 5곳으로 늘어
올해 경기 부진 속에서 전국 핵심 상권에 위치한 백화점들이 잇달아 매출 신기록을 갈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연매출 1조원을 넘긴 백화점 점포는 13개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2조 클럽'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점포도 등장했다. 시계·주얼리를 중심으로 한 명품 소비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간 데다, 점포별 타깃에 맞춘 상품 기획(MD) 전략이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백화점은 총 13곳이다. 대전에 위치한 신세계 아트&사이언스가 처음으로 1조원 고지를 넘어서며 '1조 클럽' 점포 수는 지난해보다 한 곳 늘었다. 1조원대 매출을 기록한 백화점 점포수는 역대 최대치로, 달성 속도 역시 지난해보다 빨랐던 것으로 파악된다. 유통사별로는 신세계 5곳, 현대백화점 4곳, 롯데백화점 3곳, 갤러리아 1곳이다.
대전 신세계 아트&사이언스는 개점 4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개점 이후 바셰론 콘스탄틴과 예거 르쿨트르, IWC, 부셰론 등 명품 시계·주얼리 브랜드를 잇달아 유치하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약진이다. 판교점이 새롭게 2조 클럽에 합류하면서 연매출 2조원 이상을 기록한 백화점은 총 5곳으로 늘었다. 판교점은 지난해 매출(1조7300억원) 대비 16% 가량 성장하며 지난 27일 기준 매출 2조원을 넘어섰다. 개점 이후 10년 4개월 만의 기록으로, 국내 백화점 가운데 가장 빠르게 2조원 매출을 달성했다.
판교점의 성장 배경은 명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공격적인 MD 구성이 꼽힌다. 2015년 개점 이후 루이비통을 비롯해 까르띠에, 티파니, 불가리, 피아제 등 주요 명품 브랜드를 유치해왔으며, 2020년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한 이후에도 에르메스(2022년), 그라프·디올(2023년), 롤렉스·고야드(2025년) 등 최상위 럭셔리 브랜드를 경기 지역 최초로 선보였다. 현재 판교점은 현대백화점 점포 중 가장 많은 96개의 명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체험 콘텐츠 중심의 고객 경험 혁신 전략을 펼친 것도 긍정적이었다. 판교점은 개점 초기부터 "경험을 팔아라"를 콘셉트로, 오프라인 유통의 패러다임을 '쇼핑'에서 '체험'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집중해왔다. 국내 백화점 중 유일하게 운영 중인 '현대어린이책미술관(MOKA)'이 대표적이다.
'3조 클럽'을 유지 중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롯데백화점 잠실점도 올해 목표 달성 시점을 앞당겼다. 국내 백화점 매출 1위 점포인 신세계 강남점은 지난 11월 매출 3조원을 넘어서며 지난해보다 3주 가량 매출 목표에 도달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명품 매장이 집결한 점포인 만큼 내년 4조원 매출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미 2조 클럽에 안착한 부산의 신세계 센텀시티역시 올해 11월 말 2조원을 돌파해 목표 달성 시점을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앞당겼다.
롯데백화점 잠실점도 이달 4일 2년 연속 매출 3조원을 달성하며 지난해보다 약 3주 빠르게 고지를 넘었다. 잠실점은 2021년 2조 클럽 진입 이후 5년 연속 연평균 15%대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도 이달 6일 매출 2조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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