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극평론가협회 베스트3 선정
한국연극평론가협회는 '올해의 연극 베스트 3'에 국립극단 '삼매경', 극단 하땅세의 '걸리버 여행기: 줌 인 아웃', 극단 동의 '묵티'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지난해 12월1일부터 올해 11월30일까지 국내 무대에 오른 연극 작품을 대상으로 완성도 높은 공연미학으로써 한국연극에 유의미한 방향성을 제시한 3개 작품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삼매경(함세덕 작, 이철희 재창작·연출)은 함세덕이 극작하고 유치진이 연출해 1939년 초연한 '동승'을 재창작해 지난 7~8월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 작품이다. 1991년 '동승' 공연에서 주인공 '어린 도념' 역을 연기한 배우 지춘성이 육순이 된 지금까지도 '도념'으로부터 해탈하지 못한 채, 34년의 세월을 살아온 배우 내면의 자의식 세계를 담아냈다.
김건표 평론가는 "원작의 확장성과 재창조가 한 작가와 연출가에 의해 연극적 언어와 형식적 문법으로 증폭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한 단계 더 발전적으로 보여준 모범적인 작품"이라며 "원작, 재창작 작가, 연출 그리고 배우까지 연극적 특성을 이 작품을 통해 다 담아낸 작품이라 할 수 있다"고 평했다.
극단 하땅세의 '걸리버 여행기: 줌 인 아웃(정승진, 오에바다 작, 윤시중 연출)'은 조너선 스위프트의 고전 '걸리버 여행기'를 변형한 작품으로 주인공 '바다'가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이야기를 다뤘다.
황승경 평론가는 "하땅세 특유의 정교한 리듬과 유머는 공연을 경쾌하게 이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타자를 바라보는 방식에 대한 윤리적 성찰이 층위 깊게 배치돼 있다. 조형물과 신체의 교차를 통해 발생하는 다층적 전환의 순간들은 우리가 '큰 것'과 '작은 것', '주체'와 '대상'을 구성해온 인식의 관습을 낯설게 비틀어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시각적 장치의 차원을 넘어, 권력의 배분과 관계의 불균형이 감각의 비율 속에서 어떻게 은폐되거나 과장되는지를 탐사하는 일종의 미시·거시적 인식 실험으로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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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식 작가의 희곡 묵티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2024년 벽산예술상 희곡상 수상작이다. 김기란 평론가는 "어정쩡한 공간으로 도망치지 않고 여기의 현실을 직시한 김윤식 작가의 필력, 현실과 염원을 동시에 길어 올리는 시적이며 극적인 대사, 정확한 행동 연기를 구현한 생동하는 배우들의 절제된 신체가 앙상블을 이룬 아름다운 공연"이라고 평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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