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시설 위성사진 분석…"핵탄두 생산역량 향상"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이 2030년까지 1000기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중국이 핵탄두 생산시설 확장에 나섰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스트리아의 비영리 안보 싱크탱크 '오픈 핵 네트워크(ONN)'와 영국 검증조사훈련정보센터(VERTIC)의 위성사진 분석에 따르면 중국 쓰촨성 핑퉁 인근의 산악 지대에 있는 핵탄두 관련 생산 단지에 지난 5년간 대대적인 증설 공사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핑퉁 단지는 중국의 '플루토늄 핏' 생산과 연계된 시설 가운데 공개적으로 확인된 유일한 곳이다. 중국이 제작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핵탄두는 핵분열 물질인 플루토늄을 '핏(pit)'으로 불리는 구형 형태로 가공하고 이를 재래식 고폭약으로 감싸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 고폭약이 폭발하면 핵분열 물질의 중심부가 강하게 압축되며 연쇄 반응이 촉발되고 그 결과 핵폭발을 통해 막대한 에너지가 방출되는 방식이다.
쓰촨성 쯔퉁 지역의 외딴곳에 위치한 또 다른 시설도 2019년 이후 크게 확장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은 핏을 기폭하는 데 필요한 고폭약 구성 물질을 생산하는 핵심 거점으로 추정된다. 쯔퉁 단지에서는 2021년 무렵부터 건설 중인 대규모 보안벽과 새로운 저장 구역으로 추정되는 시설이 확인됐다. 또 추가 시설 조성을 위해 2023년 무렵부터 신규 부지 정비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있는 뤄부포호 핵실험장에서도 최근 몇 년간 새로운 지하 터널과 대형 수직 갱도가 조성된 것으로 파악돼 핵실험 재개를 준비하는 움직임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분석에 참여한 핵무기 전문가 레니 바비아즈는 "우리가 확인한 모든 변화는 이들 지역에 막대한 투자가 이뤄졌음을 보여준다"며 "이를 종합하면 중국의 핵 프로그램을 위한 핵탄두 생산 역량이 향상됐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가까운 미래에 약 3700개로 추정되는 미국의 핵탄두 보유량을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면서도 이 같은 핵 시설 확장으로 미뤄 중국이 전면적인 군비 경쟁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이와 함께 최근 군사 간행물에서 '경보 즉시 발사' 체계를 핵·재래식 분쟁 전반에 걸쳐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요소로 규정하고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중국이 상대측 공격 징후가 탐지되는 즉시 예방적 핵 공격을 할 수 있도록 핵 여단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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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전쟁부)도 최근 공개한 '2025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서 중국이 군사 역량 현대화를 꾸준히 추진하면서 미국 본토를 직접 위협할 수 있는 수준까지 성장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미 국방부는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이 지난해 600기 초반에 머물렀지만, 2030년까지 1000기가 넘는 핵탄두를 보유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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