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 회장 취임 후 첫 정기인사 앞두고
'부산 이전' 추진 고위급 인사
승진 하마평 오르자 노조 반발
금요일 1시간 조기퇴근제 도입 여부도 쟁점
한국산업은행 노사가 윤석열 정부 당시 본점 부산 이전을 추진한 임직원을 경영진에 선임하는 것을 두고 갈등을 겪고 있다. 산업은행 노동조합은 이에 반발해 천막 농성을 시작했으며 노조위원장은 단식에도 나섰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산하 한국산업은행 노동조합은 지난 17일 오후부터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천막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이어 김현준 노조위원장은 22일 오후부터 무기한 단식에도 돌입했다. 노조의 요구사항은 ▲경영진 인사 백지화 ▲금요일 1시간 조기퇴근제 즉각 시행 ▲유연근무제도 등 직원 편의제도 확대 등이다. 지난 16일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은 노조와의 면담에서 부산 이전을 추진했던 인사를 경영진으로 선임하겠다고 밝히고 조기퇴근제 도입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위원장은 "이번에도 직원들의 목소리가 외면당한다면 2·3차 부산 이전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가장 큰 쟁점은 경영진 인사다. 산업은행은 연내 부행장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박상진 회장 취임 후 첫 정기 임원 인사다. 본점 부산 이전을 추진했던 강석훈 전 회장과 관련있거나 이를 준비했던 인물들이 부행장 등으로 승진 하마평에 올랐다. 이들은 노조 조합원 1757명이 참여한 경영진 평가 및 차기 부행장 적합도 설문조사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인사권의 경우 회장 고유의 권한이며 노사 합의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요일 1시간 조기 퇴근제 도입도 쟁점이다. 지난 10월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금융노조는 중앙노사위원회 관련 주요 합의사항 중 하나로 금요일 1시간 조기퇴근제 시행을 협의했다. 당시 노사가 맺은 별도 합의서를 보면 '금융 노사는 주 4.5일제 도입을 위해 기관별 상황에 맞게 노사가 자율적으로 정한 바에 따라 금요일 1시간 조기 퇴근제가 시행될 수 있도록 한다'는 문구가 있다. 금융노사 합의 사안은 산별 노조에서 협의 안건으로 상정한다. 사측은 시행 자체가 기관별 자율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는 반면 노조는 조기퇴근제 시행은 강행규정으로서 반드시 시행돼야 하며 세부 방법만 기관별 자율로 정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오후 6시에서 오후 5시로 퇴근 시간이 앞당겨지는 것이기 때문에 은행 영업시간을 줄여 고객 불편을 초래하는 사안이 아니며,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목표와도 역행하지 않는다"며 "사측이 결단하면 조기퇴근제 도입은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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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시간 조기퇴근제는 IBK기업은행에서 가장 먼저 시행될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1시간 일찍 퇴근한 후 1시간 동안 직무와 관련된 강의를 비대면으로 수강하는 '엣지 연수 프로그램'을 내년 1월부터 도입한다. 국민·신한은행 노동조합과 NH농협 지부 노조에서도 해당 사안을 노사 협의 안건으로 올려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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