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등 동유럽 거점 확보 나서
한국과의 경제 교류 확대
방산 수출 확대…금융 지원도 늘어
해외 영업망 확장에 나선 국내 은행권이 폴란드 등 동유럽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한국과의 경제 교류가 확대되고 있는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 지역의 지정학적 가치도 높아지면서 방위산업 관련 수출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 은행들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최근 폴란드 금융감독청으로부터 영업인가(본인가)를 받으면서 바르샤바 법인 안에 영업부를 신설하고 개소식을 진행했다. 국내 은행이 폴란드에 지점이나 사무소가 아닌 법인 영업인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계기로 기업은행의 현지 영업도 본격화됐다. 특히 폴란드를 비롯해 동유럽에 진출해 있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주요 타깃이 될 전망이다.
기업은행 외에 하나은행도 지난 9월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지점을 열었다. 우리은행도 지난 3월 바르샤바에 폴란드 지점을 개설하면서 현지 진출 본격화를 예고했다.
하나은행은 지점 개설에 앞서 시장점유율 1위의 폴란드 최대 상업은행인 PKO 뱅크 폴스키와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두 은행은 해외 영업점 상호 지원, 기업금융 업무 협력 등 다양한 글로벌 비즈니스 추진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폴란드 지점 개설로 유럽 내 외화 조달 역할을 담당하는 영국 런던지점, 기업금융을 전담하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소재 유럽우리은행에 이어 세 번째 거점을 확보했다. 폴란드 지점을 통해 헝가리·체코·슬로바키아·루마니아 등 동유럽 지역 영업을 총괄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폴란드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폴란드 바르샤바에 코리아 데스크(Korea Desk)를 설치했다. 국민은행은 일찌감치 폴란드 진출을 위한 밑그림을 그려왔고, 2022년 페카오은행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페카오은행은 폴란드 최고 수준의 기업금융 은행으로 꼽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페카오은행과 상호 간 고객 소개와 추천을 비롯해 폴란드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 및 현지 협력기업을 지원하고 있다"며 "보증서, 신용장 등 무역금융 분야의 다양한 금융상품 지원도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SBJ은행(일본 법인), 신한베트남은행 등 시중은행 중에서 해외진출에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신한은행도 폴란드에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일찌감치 2014년 현지에 사무소를 두고 시장 동향을 살피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폴란드 사무소에 인력을 재배치해 유럽신한은행과 런던 지점, 헝가리 사무소 등 유럽 내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기관(FI)과의 파트너십 확장을 통해 동유럽 내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은행들이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이들 지역과 한국 간 경제 교류 확대가 있다. 수도 바르샤바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국내 대표 방산기업들을 비롯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기아차 등 다수 기업 현지 법인이 진출해 있다. 브로츠와프에는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이차전지 관련 한국 기업이 대거 입주해 있다. 폴란드에 진출한 한 은행 관계자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관련 협력업체들도 중요한 타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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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방위산업 수출도 늘면서 그에 따른 금융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한국수출입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폴란드 등 유럽지역 국가를 대상으로 3억 유로(약 5188억원) 규모의 K-방산 수출금융을 지원할 예정이다. 2023년에는 국내 기업들의 폴란드 2차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시중은행 컨소시엄이 구성되기도 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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