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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우먼톡]정치 최일선에 서 있었던 민비 혹은 명성황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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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척 기반 다져 정치 전면 나섰지만
비극적 최후 맞은 파란만장한 삶

[K우먼톡]정치 최일선에 서 있었던 민비 혹은 명성황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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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와 생각하면 명성황후 민씨 만큼 역사적 평가가 다채로운 사람이 또 있을까 싶다. 명성황후 하면 가장 먼저 들었던 이름은 민비였다. 성은 민 씨고 왕비이기에 붙는 호칭 비. 정식 왕후라기엔 하대하는 이름이었다. 그즈음 명성황후는 나라를 망친 악녀로 일컬어졌다.


그러다 시간이 흐른 뒤 뮤지컬 명성황후가 등장했다. 갑자기 명성황후의 명성 및 인지도가 크게 올라가고, "나는 조선의 국모다"는 대사가 널리 퍼졌다. 이후로 명성황후는 무너져가는 나라 조선을 지켜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다가 비극적으로 쓰러진 인물로 그려졌다. 자, 과연 어느 쪽이 진짜일까? 이 두 입장의 해석은 서로 너무나도 달라 과연 같은 사람을 두고 말한 게 맞을까 싶을 정도다.


사실 이 모든 정치적, 역사적 사실을 벗어나 명성황후의 인생은 참으로 신산했다. 아버지 민치록은 어릴 때 세상을 떠났고, 다른 형제자매들도 모두 일찍 죽어 외동딸이었다. 아마 그녀가 고종의 왕비로 간택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가족이 없어서였을 수도 있다. 명성황후가 왕비로 간택됐지만, 고종은 이미 다른 후궁을 총애하고 있었고 그 사이에서 첫아들 완화군을 얻었다. 이래저래 명성황후는 이름뿐인 왕후였던 셈이다.


하지만 명성황후는 먼 친척들을 끌어들여 정치 세력을 만들어냈다. 그 중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흥선대원군 부인 여흥부대부인의 동생인 민승호로, 명성황후의 양오빠가 됐다. 그 외에도 다른 민씨 친척들이 '외척'이 됐고 시아버지 흥선대원군과 대립했다. 분명한 것은 명성황후는 조선의 그 어떤 왕비보다도 정치의 일선에 서 있었고 직접 참여했다.


그리고 정치 싸움의 피보라가 몰아닥쳤다. 고종이 친정을 선언하고 흥선대원군이 실각한 이후, 1875년 양오빠 민승호와 친정어머니 이씨는 폭탄으로 암살당했다. 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것은 시아버지 흥선대원군이었다. 1882년 임오군란이 벌어지자 다른 민씨 친척들은 처참하게 참살당했고, 명성황후는 변장하고 궁궐 밖으로 빠져나갔다. 이때 명성황후는 한번 죽었다. 국상이 선포됐다.


하지만 시아버지 흥선대원군이 청나라로 납치된 뒤, 명성황후는 다시 조선의 왕비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러나 사방팔방에서 몰아 닥쳐오는 제국주의의 파도 앞에서 조선의 운명은 바람 앞의 등불과도 같았다. 이후 명성황후의 최후는 잘 알려진 대로이지만,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 명성황후는 고종과의 사이에서 자식 다섯을 낳았지만 오로지 둘째 아들만이 살아남았다. 그렇게 겨우 살아남은 하나뿐인 자식이었지만 순종은 허약해서 병을 자주 앓았다. 명성황후가 친정 조카에게 보낸 한글 편지들을 보면 빠짐없이 세자, 곧 자식의 건강을 기원하는 구절이 들어 있다. 명성황후는 지나치게 무속에 의존하고 굿을 하느라 돈을 낭비한 것으로 유명한데, 자식을 넷이나 앞서 보내고 허약한 자식을 둔 처지를 생각하면 아주 동정이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1895년, 을미사변으로 명성황후는 처참하게 세상을 떠나게 되고, 서인의 신분으로 강등된다. 하지만 아들 순종이 자신의 세자 자리를 걸고 반대하고 나섰다. 결국 명성황후는 다시 왕비의 자리로 돌아왔고, 남편 고종은 그녀를 황후로 책봉했다. 살아서는 적이 많았던 명성황후였지만 끔찍한 비극 앞에서 의병마저 일어났었다. 이제는 그 질곡 많은 생을 끝내고 경기 남양주 홍릉에 잠들어 있는 명성황후이지만, 요즘 신문 기사를 볼 때마다 아직도 그녀의 파란 가득한 기록이 끝나지 않은 듯해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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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 역사작가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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