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취임 100일 기자회견 개최
벤처붐·스케일업 등 4개 방향 제시
유망 창업기업 매년 6000개 이상 육성
2조2000억원 R&D 투자
소상공인 모니터링해 선제적 대처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도약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간 장기화한 내수 침체로 어려워진 민생을 회복하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는 목표다.
5일 한 장관은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구상을 발표했다. 한 장관은 "지난해 폐업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서고 경기 부진으로 인한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무엇보다 큰 상황이었다"며 "취임 이후 지금까지 소상공인 회복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경쟁력 있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방안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한 장관이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성장을 위해 제시한 정책 방향은 크게 ▲어게인 벤처붐 ▲중소기업 스케일업 ▲활기찬 소상공인 ▲연결과 융합의 기업 생태계 조성 등 4가지다.
먼저 한 장관은 '벤처투자 시장 40조원 조성'을 목표로 연기금·퇴직연금의 벤처펀드 출자를 허용하고 금융권·국민의 벤처투자를 위한 제도를 마련하기로 했다. 유망 창업기업도 매년 6000개 이상 육성한다는 목표다. 청년창업가 1000개사·팁스 선정기업 1200개사 등을 키워 '모두의 창업 시대'를 연다는 계획이다. 인공지능(AI)과 딥테크 벤처·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내년부터 13조5000억원 규모의 '넥스트 유니콘 프로젝트'도 시작한다. 기업 규모별로 스타트업 펀드(기업 가치 500억원 내외)·스케일업 펀드(1500억원 내외)·유니콘 펀드(5000억원 내외)로 나눠 경쟁력을 갖춘 기업에 보다 규모 있는 자금을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한 장관은 "원스톱 창업 플랫폼을 구축해 창업을 원하는 이들 누구나 첫 번째 창구로써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좋은 기업을 만들도록 독려하고 성장성 있는 기업엔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훌륭한 기술을 지닌 중소기업도 적극 육성한다. 역대 최대 규모인 2조2000억원을 R&D(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이 중 1조1000억원을 팁스 방식과 유사하게 기업 성장단계별 '매칭 지원'에 투입할 방침이다. 한국형 STTR(미국식 중소기업 기술이전 프로그램) 제도 신설 등 기술사업화를 위한 R&D에도 2000억원을 투입한다.
취임 당시 강조했던 중소기업 인공지능 전환(AX)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앞으로 AI 중심 스마트공장 1만2000개를 보급하고 제조 AI 기술 공급 기업 500개를 육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제조 AI 솔루션을 매년 100개 발굴해 해외 IR·공공구매 등 판로를 지원한다.
소상공인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방안도 비중 있게 언급됐다. 대출금이 있는 소상공인 300만명의 재무 상황을 정부가 면밀히 모니터링해 선제적으로 위기 징후를 포착하고 맞춤형 지원을 내놓는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2030년까지 골목형 상점가(목표치 1500곳)·소규모 골목상권(1000곳)·지역 대표상권(50곳) 등을 확대해 지역 상권을 활성화한다는 복안이다. 온라인 브랜드 소상공인 육성사업(TOPS) 프로그램을 통해 온라인 플랫폼과 협업해 유망 소상공인도 발굴한다.
장기적으로 대·중소기업·스타트업·소상공인을 연결해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제조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공급망을 통해 서로 협력하고 스타트업은 대·중소기업의 인프라를 활용해 성장하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스타트업의 혁신 기술을 접목해 경쟁력을 키운다는 그림이다. 한 장관은 "대·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결국 서로의 고객"이라며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임 이후 가장 중요한 성과로는 소비 촉진과 긴급 지원을 꼽았다. 한 장관은 취임 직후 상생페이백·동행세일·온누리상품권 환급 등 '3종 세트'와 소상공인 정책 자금 확대·노란우산 공제·성실 상환자 인센티브 등을 통해 내수 진작과 소상공인 금융 지원에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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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관은 "취임 당시 가장 시급한 목표는 소상공인의 민생 회복이었다"며 "그 결과 체감 경기와 소비심리가 눈에 띄게 개선됐고, 각종 정책이 4조1000억원 이상의 내수 진작 효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이어 "폐업 소상공인에 대한 예산이 소진되는 속도를 보면 현재 소상공인의 상황이 얼마나 어려운지 짐작된다"며 "임기 내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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