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대상은 가자지구 실화 다룬 작품
한국 영화 13년 만의 도전 아쉬움
짐 자무시 감독의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가 제82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품었다. 평단의 호평으로 기대를 모은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는 무관에 그쳤다.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는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의 팔라초 델 시네마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성인이 된 자녀들과 거리감을 느끼는 부모의 모습을 3부작 형식으로 담은 작품이다. 케이트 블란쳇, 빅키 크리엡스 등이 주연했다.
자주색 정장 차림으로 무대에 오른 자무시 감독은 "예술은 정치적이 되기 위해 정치를 직접 다룰 필요는 없다"며 "사람들 사이의 공감과 연결을 만드는 것이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생전에 '아직도 감독 일을 어떻게 하는지 몰라 두렵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저 역시 배우는 마음으로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심사위원대상은 카우더 벤 하니아 감독의 '힌드 라잡의 목소리'가 받았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포화를 피해 피란길에 나섰다가 비극을 맞은 여섯 살 소녀의 실화를 다룬 작품이다. 전쟁의 참상을 생생히 전달해 상영 뒤 20분 넘게 기립박수를 받았다.
감독상은 베니 사프디 감독의 '스매싱 머신'이 수상했다. UFC 초창기 격투기 선수 마크 커의 삶을 그린 작품으로, 드웨인 존슨이 주연했다. 심사위원 특별상은 지안프랑코 로시 감독의 다큐멘터리 '구름 아래에서', 각본상은 '아 피에 되브르'의 발레리 도젤리와 질 마르샹이 차지했다.
남우주연상은 '라 그라치아'의 토니 세르빌로, 여우주연상은 '우리 머리 위의 햇살'의 신즈리가 각각 받았다. 평생공로상은 '아귀레, 신의 분노'를 연출한 베르너 헤어조크 감독과 '현기증'에 출연한 배우 킴 노바크에게 돌아갔다.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뒤 13년 만에 경쟁 부문에 오른 한국 영화인 '어쩔수가없다'는 어떤 부문에서도 호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박 감독은 "내가 만든 어떤 영화보다 관객 반응이 좋아서 이미 큰 상을 받은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금 뜨는 뉴스
시상식 참석자들은 지난 4일 별세한 이탈리아 패션계 거장 조르지오 아르마니를 추모하는 시간도 가졌다. 건축가 카를로 라티는 "창의성은 패션과 영화, 예술, 건축 등 서로 다른 분야의 접점에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준 아르마니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아르마니 뷰티는 오랫동안 베네치아영화제의 주요 후원사로 참여해왔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