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누구를 배제하는 정치 안돼"
국민의힘 쇄신을 이끌 혁신위원회가 10일 첫 회의를 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지만, 당 안팎에서 회의적인 시선이 번지고 있다. '혁신 조타수'를 자처한 윤희숙 위원장은 재창당 수준의 혁신안을 마련해 다음 달 당 지도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하지만 인적 쇄신 등 가시적인 조치에 소극적이라는 점과 구주류인 지도부가 혁신안을 수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벌써 무용론이 제기된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 회의에서 "어제 윤희숙 전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모셨다"며 "이번 인사는 당이 혁신을 끝까지 이어가겠다는 약속"이라고 말했다. 당내 관심이 큰 인적 쇄신에 대해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혁신은 누구를 배제하려는 정치가 아니라 당의 의사결정 구조와 문화, 당원과 국민을 대하는 태도까지 근본으로 돌아가 다시 세우자는 것"이라며 일축했다.
송 위원장은 "우리가 모두 혁신의 주체이면서 혁신의 대상이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며 "당을 바꾸겠다고 한다면 그 출발점은 당원이고, 그 기준은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라고 덧붙였다. '윤희숙 혁신위'는 당내 혁신 동력을 되살리고 국민 신뢰를 회복해 20%대까지 급락한 당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하지만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송 위원장이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의 5대 개혁안과 안철수 의원의 인적 쇄신 요구를 모두 거부한 뒤 발탁한 윤 위원장이 실질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후보 교체 파동 당사자인 '쌍권'(권성동·권영세 의원) 인적 쇄신에 대해서도 윤 위원장은 "당원은 어떤 개인에게도 특정인에게 칼을 휘두를 권한을 준 적이 없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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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보니 당 안팎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혁신의 출발은 대선 패배 책임자들 퇴출과 기득권 철폐"라며 "폐허 위에서 다시 시작할 각오가 돼 있어야 회생의 길이 보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조경태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에서 "그분(윤 위원장)이 아직도 국민들의 정서를 잘 읽지 못하는 것 같다"며 "우리 당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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