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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공부 흔적 남은 노트…1억 넘은 가격에 팔린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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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실존 문학의 선구자
작가 프란츠 카프카

노트 곳곳에 히브리어 연습
프랑스 파리 박람회에서 고가에 판매

20세기 실존 문학의 선구자 격인 체코 출신 유대인 작가 프란츠 카프카가 100년 전 팔레스타인 이주를 준비하며 히브리어를 익히는 데 쓴 노트가 9만 유로(1억 4200만원)에 팔렸다. 연합뉴스는 24일(현지시간) 체코 매체 라디오프라하를 인용해 "이달 13∼1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희귀본·그래픽아트 박람회에서 카프카의 히브리어 연습 흔적이 담긴 책이 고가에 팔렸다"고 보도했다. 이 책은 원래 1919년 출간된 단편 '학술원에 보내는 보고서'의 인쇄본이다.

'끄적끄적' 공부 흔적 남은 노트…1억 넘은 가격에 팔린 까닭 카프카 히브리어 노트.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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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어는 유대인들이 쓰는 오늘날 이스라엘 공용어다. 당시는 유대 국가 이스라엘이 건국되기 전으로, 영국이 현재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땅을 위임 통치하고 있던 때였다. 카프카는 책의 빈 곳에 히브리어를 적어가며 연습했다.


카프카는 체코 프라하에서 나고 자라 독일어로 글을 썼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몇 년간 히브리어 수업을 들으며 팔레스타인 이주를 구상했으나 1924년 폐결핵으로 숨졌다. 40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숨을 거둔 카프카는 짧은 생애 동안 불안과 절망, 고립과 싸우면서 '변신' 등의 명작을 남겼지만, 그의 창작 과정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이 노트는 1970년대부터 카프카 희귀본을 수집한 프랑스 의사 티에리 부셰가 소장하고 있었다. 그는 '변신'과 '유형지에서' 등 중·단편 초판본과 카프카가 지인에게 보낸 편지 등 427점을 내놨다. 작가의 손글씨가 적힌 책들은 비싸게는 20만유로(3억1600만원)에 팔렸다.

카프카의 유작, 약 100년 동안 여러 사람의 손을 떠돌아
'끄적끄적' 공부 흔적 남은 노트…1억 넘은 가격에 팔린 까닭 카프카는 체코 프라하에서 나고 자라 독일어로 글을 썼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몇 년간 히브리어 수업을 들으며 팔레스타인 이주를 구상했으나 1924년 폐결핵으로 숨졌다. AFP·연합뉴스

카프카는 1924년 40세에 결핵으로 사망하기 직전, 친구이자 출판인인 맥스 브로드에게 자신의 글들을 넘겼다. 카프카는 브로드에게 글을 읽지 말고 모두 불태워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브로드는 카프카의 유언을 무시한 채 넘겨받은 글 상당수를 출판했다. 바로 '소송', '성', '아메리카' 등이다. 카프카가 남긴 글은 그의 친구에서 친구의 비서에게로, 비서의 딸에게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이후 카프카의 미공개 글들은 약 100년 동안 여러 사람의 손을 떠돌았다.


1968년 브로드가 사망하면서 자신의 비서인 에스더 호페에게 나머지 글을 기관에 이관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호페도 유언을 어기고 직접 소장했으며 일부는 팔기도 했다. 호페는 2008년 사망하면서 소장품들을 두 딸에게 상속했다. 두 딸 에바 호페와 루스 비즐러, 어머니 호페는 모두 홀로코스트 생존자였으며 브로드는 1939년 독일 나치의 체코 침략 때 당시 영국령이었던 이스라엘로 망명한 인물이었다.


두 딸은 브로드를 자신의 아버지로, 브로드의 수집품들은 유산으로 생각하고 보관해왔다. 그러나 브로드와 호페가 모두 사망한 2008년 이스라엘 국립도서관이 소송을 걸었다. 카프카 유작 공개를 둘러싼 이 소송은 처음에는 단순히 소유권 문제였다. 그러나 카프카 유작 소유권을 주장하던 호페의 딸들은 이를 팔려 독일과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황은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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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스라엘 정부는 결국 카프카 유작에 대한 적법한 상속인을 결정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카프카가 유대인인 만큼 그의 작품 역시 유대인 민족의 소유가 돼야 하며 당연한 귀결로 국가 소유여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결국 지난 2019년 10년간의 법적 분쟁 끝에 이스라엘 법원은 이스라엘 정부의 논리를 받아들여 최근 카프카 유작 공개 및 국가 소유를 인정하는 판결을 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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