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비디아, 美 로봇 스타트업 '스킬드AI'에 지분 투자

삼성전자와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미국 로봇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스킬드AI(Skild AI)에 소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소비자용 로봇 시장 확대에 대비해 기술력과 인재풀 확보를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스킬드AI에 1000만 달러(약 137억 원)를 투자하고, 엔비디아는 2500만 달러(약 343억 원)를 출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시리즈B 투자 라운드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1억 달러를 리드하며, 스킬드AI의 기업 가치는 약 45억 달러로 책정됐다.

국내에서는 LG, 한화, 미래에셋 등도 각각 500만~1000만 달러 규모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의 투자액을 합치면 삼성전자를 포함한 한국 기업들의 총 투자 규모는 400억 원을 넘어선다.

삼성전자는 스킬드AI의 기술력과 인재를 가까이서 관찰할 기회를 확보하는 한편, LG·한화·미래에셋 등 다른 국내 기업들의 투자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이번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내부에서는 스킬드AI의 기술이 시장 경쟁사에 비해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도 있었으나, 전략적 대응 차원에서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자율주행차와 로봇을 포함한 '물리적 인공지능(Physical AI)'을 차세대 성장 축으로 삼고 관련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 분야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스킬드AI는 자율 동작이 가능한 로봇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며, 엔비디아와의 기술적 시너지가 기대되는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앞서 로봇 알고리즘 스타트업 '피지컬 인텔리전스'에도 소규모 지분 투자를 진행한 바 있으며, 이 회사는 누적 4억 달러를 유치해 기업 가치 24억 달러 수준에 도달했다. 삼성은 로봇청소기 외에도 휴머노이드 등 가정용 로봇 개발을 확대하고 있으며, 구글과 협력해 하반기에는 영상 투사형 소형 로봇 '볼리(Ballie)' 출시도 예정돼 있다. 아울러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사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주주로서 국내 로봇 생태계 조성에 힘을 싣고 있다.

스킬드AI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로봇의 자율적 사고와 판단을 지원하는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기술 대기업들이 앞다퉈 로봇 분야에 진출하면서,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는 앞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