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남북 간 긴장완화 위한 조치 공약
통일부도 앞서 대북전단 살포 중단 요청
군(軍)이 지난해 6월 재개한 대북 확성기 방송을 1년 만에 중지했다.
11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은 이날부터 전방 곳곳에 설치된 고정식 확성기 방송을 중지했다. 군 관계자는 "이날 오후부터 전 전선에서 고정식 확성기 방송이 중단됐다"면서 "이는 남북관계 신뢰 회복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국민 공약을 이행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합참은 지난 9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측의 오물 풍선 살포가 반년 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대북 확성기 중단 여부를 묻는 말에 "대북 방송 중단 여부는 북한의 행동에 달려 있다고 여러 차례 말씀드린 바 있다"며 "안보 상황을 고려해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군이 이틀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한 것은 남북 간 긴장 완화를 위한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가 지난 9일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중단을 요청한 데 이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함으로써 북한 측에 선제적인 제스처를 취한 셈이다.
다만 이번 조치는 방송을 전면적으로 하지 않는 '중단'이 아닌, 일시적이란 의미를 담은 '중지'라는 게 군의 설명이다. 북측의 대응에 따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 있음을 내포한 것이다. 실제 현재까지 북한 측에선 아직 상응 조치를 실행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우리 군은 윤석열 정부 시절이던 지난해 6월 북한 오물 풍선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직전 대북 확성기 방송이 중단된 지 6년 만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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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공약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던 지난달 2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반도 평화는 국민의 안전과 우리나라 경제에 직결되는 핵심 과제"라며 "대북 전단과 오물 풍선, 대북·대남 방송을 상호 중단해 접경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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