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 투자 열기가 다시금 고조되면서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잔고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 일변도의 투자가 이뤄졌던 것과는 달리 포트폴리오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데 특히 고액자산가 중심으로 비교적 저평가된 중국 주식의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10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해외주식 잔고가 지난달 다시 4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말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특히 중국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고객의 올해 중국 주식 매수 금액은 1조7000억원에 달했다. 이중 순자산 1억원 이상 고액자산가 그룹이 1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순매수 금액 5200억원 중에서도 고액자산가가 70%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증권은 미국 시장의 고평가 우려 속에 중국의 저평가된 가치와 기술 혁신을 새로운 투자 기회로 인식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에서 15%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시가총액은 전 세계의 8%에 불과하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산업에 정부 주도의 투자가 지속되고 있으며 올해 4월에는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의 BYD가 테슬라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서는 등 혁신의 주도권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투자자들은 이 같은 흐름을 읽고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만 해도 국내 투자자의 해외 순매수 상위 50위 종목 가운데 중국 기업은 한 곳도 없었지만, 올해는 샤오미, BYD, 알리바바 등 4개 종목이 이름을 올렸다. 또한 샤오미, SMIC로 구성된 항셍테크 지수의 올해 수익률(지난달 20일 기준) 9.4%인 반면 미국 7대 기술주 매그니피센트7(M7)은 -11.1%를 기록하며 대조를 이뤘다.
미래에셋증권도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을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미국 중심 투자 일변도에서 벗어나 중국, 인도 등 구조적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며 리밸런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TIGER 차이나테크 TOP 10 상장지수펀드(ETF)'와 'TIGER 차이나휴머노이드로봇 ETF'를 연이어 상장, 중국 혁신 산업에 대한 투자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성장 가능성은 어디에나 존재하며 투자는 지리적 경계를 넘어서야 한다는 원칙하에 괄목할 만한 기술 진화를 이룬 중국과 거대한 소비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인도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주목해왔다"면서 "앞으로도 글로벌 자산 배분의 다변화를 넘어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먹거리를 선제적으로 발굴한다는 전략으로 고객 중심의 투자 원칙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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