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당 '6000만원' 고가의 조경석
이문동 신축 아파트 단지 내 30개 설치 예정
입주민 불만에도 조합서 계약 의결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신축 아파트 단지에 입주민 동의 없이 설치된 고가의 조경석이 공식 설치될 예정이다. 조경석은 모두 30개, 20억원어치로 알려졌다. 29일 파이낸셜뉴스는 해당 단지 조합이 이날 제79차 대의원 회의를 열고 7번 안건인 '아파트 단지 내외 조경석 특화 공사 업체 계약의 건'을 의결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입주민들은 단지 내 조경을 갈아엎고 협의 없이 설치된 조경석이 "1980년대를 연상케 하는 예스러운 디자인"이라며 불만을 제기한 바 있다. 무엇보다도 조경석 설치에 들어간 예산이 과도하다는 점에서 거센 반발이 나왔다. 이 가운데, 한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아파트 단지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를 누리꾼은 "상식 밖의 일이다", "대체 시대가 어느 때인데 저런 조경석을 설치하느냐" 등의 비판 의견이 주를 이뤘다. 반면 일부 누리꾼은 "실제로 보면 생각보다 괜찮다" 등 반응도 있었다.
논란이 확산하자 당시 조합장은 "대의원의 판단과 의결 등에 참고가 될 샘플을 미리 설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를 두고 입주민 사이에서는 "조합장 측근으로 구성된 대의원 회의에서 안건이 부결된 사례가 거의 없었다"며 이번 결정 역시 예견된 수순이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난 4월 회의 때만 해도 9억5500만원 규모로 책정됐던 조경석이 한 달 만에 20억원으로 둔갑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조합원들은 조합 임원진의 일방적인 결정 방식과 불투명한 예산 집행 과정에 대해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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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입주가 80% 이상 진행된 시점에도 단지 내 문제를 의결하는 기구인 입주자대표회의를 설치하지 않고 조합이 활동을 이어가는 점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입주민들은 다음 달 27일 예정된 총회에서 조경석의 철거와 더불어 조합의 일방적인 결정 방식과 불투명한 예산 집행 과정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요구할 예정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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