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P파리바, 재정정책 등 당선 시 예측 내놔
"이재명, 2차 추경 통해 재정사업 펼칠 것"
건전성 강조 김문수, 추경해도 규모 작아
美와 무역협상에서도 접근 달라…신중 vs 신속
경제성장 강조·부동산 정책은 엇비슷
시티 "외환시장, 대선보단 관세 ·무역 협상 영향 커"
대통령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해외 투자은행(IB)에서 각 후보 당선에 따른 거시경제 예측을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선될 경우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하는 등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사용하고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며 주식시장 밸류업(가치 상승) 가능성도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경우 재정 건전성을 강조하고 미국과의 무역협상 체결 가능성이 더 원활해 보인다고 분석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지호 BNP파리바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두 후보가 재정정책에서부터 차이가 있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가 당선될 경우 올해 하반기 이달 국회에서 통과한 1차 추경보다 더 큰 규모의 추경이 도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민주당이 1차 추경 규모를 13조8000억원이 아닌 35조원 규모를 요구했던 점과 민생과 소비 진작을 위해 최소 20조원의 2차 추경이 필요하다고 제안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김문수 후보는 재정 건전성을 우선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추가 지출에 소극적일 수 있어 2차 추경을 검토할 순 있어도 그 규모가 작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이재명 후보가 당선돼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친다면 금리 인하 폭은 다소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국은행이 국내 성장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지만 지난달 이창용 한은 총재가 "성장 부양을 위해 추경을 무조건 많이 해야 한다는 논리는 조심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정부에서 재정을 늘려 성장 회복을 노린다면 성장을 위한 다른 방법인 금리 인하까지 병행하는 건 내년 성장률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이 올해 5월과 8월 금리 인하를 단행해 연말 기준금리를 2.25%로 조정할 것이라며 내년 금리 인하는 없을 것으로 봤다.
재정 지출을 위한 재원 조달 방식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이재명 후보는 임기 5년 동안 재정 수입 증가분을 활용하거나 지출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재원을 아끼는 것을 넘어 추경과 본예산에 재정사업을 포함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사업이란 정부가 자금을 직접 투입해 공공사업을 시행하는 것이다. 김문수 후보는 재정정책 자체를 손보고 중앙과 지방정부 지출을 최적화하는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공약은 추가 지출 없이 기존 예산으로 충당할 예정이라는 게 윤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이다.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선 김문수 후보가 취임 즉시 한미 정상회담 추진을 공약하는 등 협상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김현종 외교 특보 등이 "협상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보아 신중한 접근을 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대신 세세한 방향성이 보인다는 시장의 예측이 있다. 최근 김진욱 시티 이코노미스트는 김 특보가 협상을 주도할 것이며 미국이 부과한 자동차 관세를 낮추는 방향으로 협상을 끌고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식시장의 경우 이재명 후보가 당선된다면 재정지출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약속했기에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당선되더라도 두 후보가 비슷한 방향성을 가지는 분야도 많다. 두 후보 모두 재정준칙을 아직 공약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어 유연한 재정 기조를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또 경제성장률이 낮은 상황에서 경제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하고 있다. 다만 이재명 후보는 단기적으로는 추경, 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 등 성장 분야를 만드는 것으로, 김문수 후보는 기업 중심 일자리 창출이나 규제 완화를 통해 성장을 촉진한다는 면에서 다르다. 부동산 정책에서도 두 후보 모두 규제 완화를 공약하고 있으며 공급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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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시장의 경우 대선보단 관세 완화, 무역 협상 등 다른 요인이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132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김 이코노미스트는 한미 간 외환 관련 협상을 할 경우 이재명 후보가 미국과 빠른 합의를 선호하지 않아 환율 합의가 단기간 내 도출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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