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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값 내면 바보'? 통신사·카드사 할인 우르르…영화 생태계 죽어간다[벼랑 끝 극장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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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료 인상해도 객단가 떨어지는 기형 구조
멀티플렉스 3사, 과도한 할인 입찰 경쟁 탓
알고 보면 울며 겨자 먹기…합병, 돌파구 될까

영화계는 침체한 산업을 살리기 위해 무엇보다 이동통신사 할인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영화산업 위기극복 영화인연대는 지난해 7월 멀티플렉스 3사(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했다. 이들은 해당 할인 정책이 '영화 생태계를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행위'라고 규정하며, 입장권 가격의 거품을 걷어내고 정산 과정을 투명하게 만들 것을 요구했다.


'제값 내면 바보'? 통신사·카드사 할인 우르르…영화 생태계 죽어간다[벼랑 끝 극장의 선택] 멀티플렉스 3사는 통신사 할인이라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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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할인 문제는 객단가와 직결되는 이슈다. 객단가는 관객이 각종 할인 혜택과 마일리지를 제외하고 실제로 지불한 금액이다. 영화 투자사와 제작사는 이 금액을 기준으로 수익을 회수한다. 관람료가 인상되면 객단가도 함께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멀티플렉스 3사는 2022년 4월 관람료를 평일 1만4000원, 주말 1만5000원으로 인상했다. 같은 해 객단가는 전년(9518원)보다 약 500원 오른 1만49원이었다. 그러나 2023년에는 9850원, 지난해에는 9667원으로 계속 하락했다.


이 같은 기형적 구조의 주요 원인으로는 통신사 및 카드사 할인 경쟁이 지목된다. 멀티플렉스 3사가 고객 유치를 위해 과도한 할인 입찰 경쟁을 벌이면서, 손해를 감수하고 불리한 계약을 맺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구체적인 정산 구조가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멀티플렉스 3사는 통신사와의 비밀 유지 계약을 이유로 상세한 부금 정산 내역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수익 구조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고, 외부 투자도 위축될 수 있다. 수익 회수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영화인연대는 "투자사, 배급사, 제작사, 창작자 등 영화 생태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주체에게 돌아가야 할 수익이 줄어드는 부조리한 상황"이라며 "가격을 올려놓고 형식적인 할인제도를 운용하는 극장의 행태는 관객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결국 한국 영화산업 전체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제값 내면 바보'? 통신사·카드사 할인 우르르…영화 생태계 죽어간다[벼랑 끝 극장의 선택]

사실 멀티플렉스들도 울며 겨자 먹기로 통신사와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 할인 정책을 폐지하고 싶지만, 가격에 민감한 관객들이 이탈할 것을 우려한다. 실제로 지난해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 상영 분야 공정 환경 조성을 위한 영화인·관객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7.8%가 영화관 선택 시 통신사 및 카드 할인이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고, 38.0%는 '약간 영향을 받는다'고 응답했다. 반면, '별로 또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응답은 9.8%에 불과했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 A씨는 "관객 수 자체가 줄어든 상황에서 충성도 높은 관객마저 떠나면 영화산업 전반이 큰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 B씨는 "당장이라도 통신사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관람료를 인하하고 싶지만, 그 틈을 타 경쟁사가 할인 정책을 독점하면 오히려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멀티플렉스 3사가 동시에 통신사 할인을 중단하면, 담합 의혹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의 합병이 이러한 문제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합병으로 CGV를 제치고 시장 1위로 올라서면, 기존 체제를 재편하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기대다. 한 제작사 관계자 C씨는 "국민 1인당 연간 4편의 영화를 보던 시절로 돌아가야 2억 관객 시대가 다시 가능하다"며 "CGV와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관객 친화적인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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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값 내면 바보'? 통신사·카드사 할인 우르르…영화 생태계 죽어간다[벼랑 끝 극장의 선택] 영화관에서 관람은 감상에서 체험으로 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급사 관계자 D씨도 "양사의 결합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관객 수 회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인 가격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어떤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불투명한 통신사 할인 정산 구조에서 벗어나 관람료를 낮추고, 관객에게 새로운 방식의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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