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 등 유상증자 참여
주력 계열사 포스코퓨처엠에 5256억 출자
양극재 공장 증설·리튬·리사이클링 투자에 활용
장인화 회장 "북미, 시장 회복 맞춰 교두보 역할"
포스코그룹이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부진을 겪고 있는 이차전지 소재 계열사에 9000억원 이상을 투입한다. 그룹의 이차전지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핵심 사업에 대한 책임경영을 실현하기 위한 차원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포스코홀딩스는 13일 이사회를 열고 포스코퓨처엠,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 등 이차전지 소재 3사의 유상증자에 총 9226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가장 큰 규모는 주력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이다. 이날 이사회에서 1조1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포스코홀딩스는 보유 지분율(59.7%)에 해당하는 5256억원어치 신주를 전량 인수할 예정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번 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캐나다 양극재 합작공장과 포항·광양 공장 증설 등 양·음극재 생산능력 확대에 사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시설자금 1810억원, 운영자금 약 2884억원, 타법인증권 취득자금 6307억원 등으로 조달 목적이 공시를 통해 명시됐다.
포스코퓨처엠은 그동안 이차전지 소재 사업 관련 투자를 늘려왔다. 하지만 전기차 캐즘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 등으로 배터리 업황 불확실성이 커지고 수익성이 곤두박질치면서 유상증자 필요성이 제기됐다. 앞서 포스코홀딩스도 지난달 24일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포스코퓨처엠의 재무구조와 자금 상황을 폭넓게 살펴보고 적절한 증자와 추가 차입 등 자금조달 방법과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유상증자 대신 6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재무 건전성을 유지했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기자본으로 분류돼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포스코 측은 "코로나19 이후 물가 상승으로 투자비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늘어났고, 생산에 돌입해도 매출 인식까지 시차가 존재하는 데다 시황 악화로 단기적인 자금 지원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포스코홀딩스는 리튬 생산과 리사이클링 부문의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3280억원),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690억원)에도 자금을 투입한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2021년 포스코홀딩스와 호주 광산개발사 필바라미네랄스가 각각 82%, 18% 지분으로 설립한 합작사다. 호주산 리튬 광석을 들여와 국내 광양 공장에서 수산화리튬을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는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전문기업인 포스코HY클린메탈의 지주사로, 포스코홀딩스와 GS에너지가 공동 투자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번 출자를 통해 계열사들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안정적인 사업 운영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캐즘 이후 본격적인 시장 회복에 대비해 투자 사업을 마무리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함으로써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그룹 핵심사업에 대한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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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의 포스코퓨처엠·GM 합작사 '얼티엄캠(Ultium CAM)' 공사 현장을 방문해 글로벌 이차전지 소재 사업 현황을 직접 점검했다. 장 회장은 "시장 회복 시점에 맞춰 북미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돼야 한다"며 "인공지능(AI) 기반 생산성 혁신과 현지화 전략을 통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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