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탄핵 책임진 총리, 명분 없다"
전여옥 "김문수 쫓아낸 건 쌍권 당권 쿠데타"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교체 사태를 두고 보수 원로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대선판에 등장한 것에 대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세력의 작품"이라고 비판했고,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은 "당권 쿠데타"라며 강하게 성토했다.
전여옥 전 의원은 10일 자신의 블로그에서 이번 사태를 "늙은 고양이처럼 기어든 한덕수가 후보가 된, 새벽 쿠데타"로 규정하며 "김문수 후보가 새벽 3시에 당원과 여론조사로 선출됐음에도, 하루 만에 후보 자리를 빼앗겼다"고 했다.
특히 그는 "한덕수는 늙은 고양이처럼 살그머니 기어들었다. 후보 선출 이튿날부터 당직자들이 '후보님'을 모시며 움직였고, 국민의힘 대표까지 지낸 이정현이 스스로 직급을 낮춰 시중을 들었다. 정치가 어떻게 이렇게 타락할 수 있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덕수 후보가 입당과 대선 후보 등록을 단 1시간 만에 마쳤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그는 "모든 게 기획된 각본이었고, 쌍권(권영세·권성동) 지시대로 움직인 노인네가 노욕을 부리며 허수아비 노릇을 한 것"이라며 "쌍권은 애초에 한덕수가 대통령이 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노림수는 대선 이후의 당권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수정당이 스스로를 사유물로 만들었고, 당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며 현 지도부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김 전 위원장은 9일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한덕수 후보가 왜 갑자기 툭 튀어나왔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비상계엄 하에 탄핵당한 대통령 밑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인물이 대선에 나올 명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을 옹호하는 세력이 한덕수를 후보로 만들겠다고 사전에 기획하지 않았다면 이런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내부가 여전히 탄핵의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금 뜨는 뉴스
하지만 이러한 교체 시도는 결국 무산됐다. 국민의힘은 같은 날 진행한 전 당원 투표에서 김문수 후보를 한덕수 후보로 교체하는 안건을 부결시켰고, 이에 따라 김 후보는 대선 후보 자격을 회복했다. 후보 교체를 주도한 '쌍권 동반 퇴진론'이 분출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