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 사저 압수수색은 2013년 전두환 이후 처음
남부지검 사저 압수수색, 김건희 여사 휴대전화·PC 확보
중앙지검은 '명태균' 불러 수사 속도…서울고검은 '도이치 사건' 재수사
검찰이 전일(30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사저를 처음으로 압수수색하면서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각종 의혹을 대하는 검찰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이 전직 대통령을 상대로 압수수색은 진행한 것은 2013년 전두환 전 대통령 사저 이후 12년 만이다. 김건희 여사는 윤 전 대통령 재임 동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비롯해 디올백 수수 사건 등으로 수사선상에 올랐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번 압수수색은 건진법사를 둘러싼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남부지검이 진행했다. 신응석 남부지검장은 윤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있을 때 형사3부장을 지내며 대표적인 친윤석열계 인사로 분류됐고,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이 임명된 이후 의정부지검장, 대구지검장 등 보직을 거쳤다.
그러나 남부지검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달 4일 파면된 이후 26일 만에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입증할 자료 확보에 나섰다. 특히 통일교 고위 인사가 건진법사 전씨에게 김 여사 선물 명목으로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고가 가방을 전달한 정황을 추적하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영장에 김 여사는 참고인으로 적시됐지만, 6시간 40분에 걸친 압수수색에서 김 여사의 개인 휴대전화와 개인PC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이 허락되지 않았던 관저가 아닌 사저라는 점을 파고들어 첫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이다.
이창수 검사장이 이끄는 서울중앙지검도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연루된 공천개입 의혹과 여론조사 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창원지검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29일과 30일 이틀 연속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를 불러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윤 전 대통령 내란 혐의 수사를 맡았던 박세현 고검장이 지휘하고 있는 서울고검은 중앙지검이 무혐의로 끝낸 김 여사 관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6개월 만에 재수사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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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경찰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대선 후보 시절 공식 캠프가 아닌 서울 강남의 한 화랑에서 '비밀 캠프'를 운영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시작했으며,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경호처에 체포 저지를 지시한 혐의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 특별수사단도 '비화폰' 서버를 임의제출 받기 위해 경호처와 혐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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