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사 신종자본증권 발행 러시
금융 충격 발생 시 자본 적정성 관리 어려워질수도
보통주자본 위주의 자본확충 유도해야
국내 금융사들이 자본 확충을 위해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 발행을 최근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성증권의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져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금융사의 자본 적정성이나 유동성 관리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과 한국기업평가(한기평)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금융회사의 자본성증권 발행 규모는 21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도 금융회사의 자본성증권 발행이 이어져 1분기 기준 발행 규모는 8조7000억원에 달했다.
자본성증권은 영구채로 발행되는 신종자본증권과 이자를 의무적으로 지급하고 만기 5년 이상으로 발행되는 후순위채 등으로 구분된다. 최근에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다. 작년 기준 국내 69개 금융회사의 자기자본 중 신종자본증권 비중은 평균 20.2%로 2019년 말 6.6% 대비 크게 확대됐다.
자본성증권은 채무상환의 후순위성이 존재해 일반 선순위채 대비 낮은 신용등급이 부여된다. 따라서 발행사 입장에서는 조달 비용 측면에서 불리하다. 그럼에도 금융회사의 자본성증권 발행이 꾸준히 증가하는 이유는 자본규제 대응과 재무구조 개선 측면에서 유리한 점이 있어서라는 분석이다. 특히 작년부터 올해까지 보험사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크게 늘었는데 이는 2023년 도입된 자본 건전성 지표인 신지급여력제도(킥스)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금리 하락으로 킥스 비율이 낮아지자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건전성을 방어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금융지주와 은행 역시 신종자본증권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4000억원 규모의 원화 신종자본증권을 오는 13일 발행할 계획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위한 자본금 확충 차원으로 풀이된다. 앞서 KB금융지주와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도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1분기에 발행한 바 있다.
국내 금융사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이어지면서 자본 적정성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경고도 나온다. 국내 금융사는 신종자본증권 의존도가 해외 금융사 대비 높은 편이라 금융위기 등 위험 발생 시 적정 자본 비율이 더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기평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 금융지주 10개 사의 연결기준 자기자본 중 신종자본증권 비중은 평균 12.7%로, 해외 금융사(북미 9개사 8.8%, 유럽 11개사 8.2%) 대비 다소 높은 편이다.
한기평은 신종자본증권 의존도가 크게 높아진 금융회사들은 차환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시장 충격이나 신종자본증권의 위험 부각으로 투자 수요가 위축될 경우 조기상환이 어려워질 수 있으며 부채조달을 통한 조기상환 시 자기자본 감소가 재무건전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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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한기평 전문위원은 "금융감독당국은 금융회사의 자본적정성 관리에 있어 자본성증권 발행보다는 보통주자본 위주의 자본 확충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사들은 신종자본증권 발행 외에 이익 유보와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을 병행해 자본의 질적 제고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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