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 美관세전쟁 대응 좌담회 주최
전인대 대표 "홍콩, 최우선 상장지 돼야"
존리 행정장관 "더 많은 자본 유치할 것"
미국 증시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있는 중국 상장사들을 홍콩 증시로 유인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17일(현지시간) 홍콩 정부가 주최한 좌담회 행사에서 제기됐다.
천중니 홍콩특별구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는이날 좌담회에서 "홍콩은 중국의 국제금융 중심지로서 상장 폐지 가능성이 있는 중국 기업들이 홍콩 증시로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신속히 논의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기업 유치에 나서 더 많은 기업이 홍콩을 최우선 상장지로 삼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홍콩 일간 싱타오는 전했다.
이날 좌담회는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이 직접 주재해 '미국 관세 전쟁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홍콩 정부 청사에서 전국정치협상회의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존 리 행정장관은 "국제사회와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홍콩의 경제·무역 네트워크를 넓혀나가 더 많은 국가·지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겠다"면서 "고급 인재와 핵심 기업도 적극 유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전 세계적으로 리스크 분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에 따라 더 많은 자본을 홍콩으로 유치하겠다"면서 "기업들이 직면한 과제에도 잘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시장에선 미·중 간 무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협상에서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미국 증권 거래소의 중국 기업 퇴출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미국 의회의 초당적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에 따르면 지난달 7일 기준 미국 증시에 중국 기업 286개가 상장됐으며 이들의 총 시가총액은 1조1000억달러에 달했다. 홍콩경제일보는 골드만삭스가 홍콩 증권거래소의 최신 상장 요건을 분석한 결과 중국기업 27곳(시가총액 1840억달러)만이 이를 충족한다고 평가했다고 지난 14일 보도했다.
이 중 시가 총액이 가장 큰 6대 기업은 ▲핀둬둬(전자상거래 플랫폼·1257억달러) ▲ 만방(화물트럭·기사 매칭 플랫폼·91억달러) ▲푸투 홀딩스(핀테크·75억달러) ▲ 레전드 바이오테크(생명공학기업·59억달러) ▲빕샵 홀딩스(패션 전자상거래 플랫폼·55억달러) ▲지커(전기차 브랜드·53억달러)가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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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의 킹거 라우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글로벌 무역 시스템의 극심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자본 시장 변동성이 매우 커졌고, 글로벌 경기 침체와 미·중 간의 디커플링에 대한 우려도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미국 증시에서 실제로 강제 상장 폐지가 이뤄질 경우 중국 주식예탁증서(ADR) 주가는 지금보다 9%,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중국 지수는 4%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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