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회, 3차 회의 돌입 경선룰 논의
국민경선·국민참여경선 놓고 이견
李강성지지층, 권리당원 80%주장
비명계 "후보 간 경선룰 논의해야"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후보 경선 규칙을 둘러싸고 갈등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이재명 전 대표를 지지하는 강성 당원을 중심으로 권리당원 투표 비중을 늘려 당원 주권주의 확립을 요구하고 나서면서다. 반면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를 주장하는 비명(비이재명)는 당 지도부가 경선 후보 간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경선룰을 결정하려고 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민주당 경선 규칙을 결정하는 대선특별당규준비위원회는 11일 오전 제3차 회의에 들어갔다. 앞서 전날까지 두 차례 회의를 진행했으나, 결론에 이르지 못한 탓이다. 민주당은 일반 국민이 선거인단으로 경선 투표에 참여하는 '국민경선' 방식과,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권리당원 투표 50%로 후보를 선출하는 '국민참여경선' 방식을 놓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방식은 민주당 당헌 제88조에 명시하고 있는 원칙이다.
당내 경선룰을 두고 갈등을 빚는 배경은 선거 방식에 따라 각 후보 간 예상되는 결과가 크게 차이 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19대·20대 대선에서 '국민경선' 방식으로 대선 후보를 결정했다. 국민경선은 당의 전국대의원과 권리당원에게 자동으로 투표권을 부여하고, 추가로 선거인단으로 신청한 국민·일반당원 및 재외국민까지 1인 1표로 투표권을 얻는 방식이다. 비명계 대선 주자들이 주장하는 일반 국민 100% 투표로 진행하는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에 가까운 방식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 대표를 지지하는 강성 당원들은 권리당원 표 반영 비율을 최대 50%까지 확보하는 '국민참여경선' 방식을 주장하고 나서면서다. 국민경선제가 '당원 대표성이 적고 무엇보다 역선택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역선택이란 국민이 당 경선 투표에 참여하게 될 경우, 상대 당 당원들이 섞여 고의적으로 본선 경쟁력이 약한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을 말한다. 지지율이 약한 후보를 당선시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대선 가능성을 높이는 행위다. 강성당원 일각에선 권리당원 표 반영 비율을 80%까지 높이자는 주장도 나온다.
이들 강성지지층은 2021년 10월 민주당 대선 후보 3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의 뼈아픈 기억을 반복해선 안 된다고 경계한다. 압도적인 승리를 예상했던 당시 이재명 후보가 30만명의 선거인단이 참여한 3차 투표에서 28.3% 득표에 그친 반면, 이낙연 후보가 62.37%로 압승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최종 집계 결과 0.29%포인트 차로 과반을 겨우 넘어 최종 민주당 대선 후보로 결정됐으나, 막판 결과를 두고 의견이 설왕설래 했다. 정치권에선 당시 이 후보의 대장동 사건이 발목을 잡았다는 게 중론이었으나, 이 후보 지지자들은 상대 당의 역선택에 인한 결과라고 의심했다.
비명계 반발 …'오픈프라이머리'이어 '국민경선'마저 불발 위기
민주당이 최종적으로 '국민참여경선'을 채택할 경우 비명계 주자들의 반발이 커질 전망이다.
비명계는 일반 국민 100% 투표로 진행하는 오픈프라이머리 방식을 주장하고 있으나, 경우에 따라 기존 '국민경선' 방식까지 열어두고 있다. '국민참여경선' 방식으로 투표할 경우 이 전 대표의 압도적인 당내 지지층을 상대로 격차만 더 벌어질 뿐이라는 판단에서다.
비명계는 당 지도부가 국민경선이 아닌 '국민참여경선'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김두관 전 의원은 경선룰에 대해 "대의원, 권리당원, 일반당원을 포함해 18세 이상 국민이라면 누구나 현장에 참여해 투표할 수 있는 '완전 오픈 프라이머리'를 후보 선출 방식으로 제안한다"며 "경선 룰 확정은 지난 18대 대통령 후보 경선처럼 후보자 간 합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연 경기지사 캠프 측 역시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 특별당규위원회가 국민선거인단을 없애려는 방향이라는 여러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며 "역선택이 우려된다는 막연한 구실로 국민경선을 파괴하려는 결과를 보인다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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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본격적인 경선룰 논의에 들어가기에 앞서 당초 오픈프라이머리 방식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박범계 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은 "오픈 프라이머리가 매우 유용한 선출 방법이란 점에 대해선 이론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오픈 프라이머리를 완전하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저희 당의 '당원 주권주의'와 다소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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