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의 지난해 2분기 영업수익(매출)이 외화거래이익 산출 오류로 4500억원가량 부풀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이 5년치 사업보고서를 정정한지 얼마 되지 않아 또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며 증권사들의 엉성한 회계관리를 둘러싼 비판도 나온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지난달 26일 2024년 반기 보고서와 3분기 보고서를 정정했다. 지난해 반기 기준 외환거래이익은 9672억원에서 5119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에 영업수익 역시 8조9459억원에서 8조4905억원으로 4553억원 줄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2분기 내부 외환 거래 처리 과정에서 환율 기재 오류를 범했고, 이로 인해 외환거래 이익과 이를 합산한 영업수익이 4500억원가량 부풀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내부 거래로 외환거래 손실과 영업비용도 함께 줄어들어 영업이익과 순이익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업계 안팎에서는 연이은 증권사들의 회계 오류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투자자들의 자금을 관리하는 증권사에서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지르며 자본시장 신뢰까지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한국투자증권도 내부 외환 거래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로 매출이 약 5조7000억원가량 부풀려지며 최근 5년 치 사업보고서를 수정한 바 있다. 이 역시 내부거래로 당기순이익에는 영향이 없었다.
금융감독원은 이미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회계 심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와 관련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이번 주 브리핑에서 "회계 심사에 착수했다"며 "매출 규모나 비율 고의성 등을 살펴 감리로 전환된다"고 확인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다른 증권사들에게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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