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GPU 녹아" 인기 과시
일각선 저작권 침해 우려 제기돼
오픈AI의 '챗GPT-4o'가 지난 25일(현지시간) 출시 이후 저작권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 모델에는 새 이미지 생성기가 탑재됐는데, 해당 AI가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지브리'의 스타일을 모방한 각종 그림을 생성하면서다.
오픈AI는 챗GPT-4o 이용자들에게 '지브리풍 그림' 시도를 권하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도 본인의 엑스(X) 계정 프로필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 그림으로 변경했다.
챗GPT-4o는 실제 사진이나 그림 등을 다른 화풍으로 바꿔주는 기능을 지원하는데, 누리꾼 사이에서 지브리풍 그림으로 변경하는 밈(meme)이 인기를 끌면서 삽시간에 유명해졌다. 올트먼 CEO는 지브리풍 그림으로 인해 오픈AI 서버가 과부하에 걸렸다며 "사람들이 이 모델을 좋아하는 걸 보니 정말 즐겁다.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녹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성능을 개선하는 동안 해당 기능 사용을 일시적으로 제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런 '지브리풍 그림'이 지브리 스튜디오의 저작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로펌 '프라이어 캐시먼' 파트너인 조시 와이겐스버그 변호사는 미 'AP 통신'에 "오픈AI의 AI 모델이 스튜디오 지브리나 미야자키 감독 작품으로 훈련받았는지가 문제"라며 "그런 훈련을 시킬 수 있도록 라이선스나 승인을 받았느냐는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만일 AI가 지브리의 허락 없이 그림을 학습했다면 향후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와이겐스버그 변호사에 따르면, 그림 '스타일' 자체는 저작권으로 보호되지 않는다는 대략의 원칙이 있기는 하지만, 아예 문제가 없다고 보긴 힘들다는 지적이다. 와이겐스버그 변호사는 지브리의 유명 작품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예시로 들었다.
그는 "지브리 영화 한 프레임을 정지시켜 놓고 구체적 특징을 골라낼 수 있다"라며 "그 후에 생성형 AI가 내놓은 결과물에서 똑같은 요소나 실제로 유사한 요소들을 발견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즉, 특정 예술 작품의 구체적인 요소를 가려낼 수 있다면 저작권 침해 여부를 따질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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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계에서도 오픈AI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생성형 AI 기업들을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벌이고 있는 미술가 칼라 오티즈는 매체에 "오픈AI 같은 기업이 예술가의 작품, 예술가의 생계 등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는 명백한 예"라며 "이런 행위는 지브리의 브랜딩과 이름, 업적, 명성을 이용해 자사 제품을 광고하는 것이며, 모욕이자 착취"라고 강도 높게 질타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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