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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찾아온 '봄'…그리고 마주한 '영광 9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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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멋·볼거리 3박자 갖춘 '전남관광 1번지'
백수해안도로·숲쟁이공원 등 가볼만한 곳 풍성
4대 종교의 흔적 담겨 신비로움 느낌 간직
불갑사 등 백제시대 발자취 따라 역사 여행도
100여년 전통 염전·송이도 등 해상자원 풍부

전라남도 서북부 끄트머리 쪽을 향해 열심히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굴비의 고장으로 불리는 영광군'과 마주한다. 호남정맥의 길목을 막 벗어나 남서쪽으로 뻗은 능선에 자리한 태청산을 기둥 삼아 호위무사 마냥 서 있는 장암산, 불갑산 아래에 위치한 영광군은 과거의 시간과 현재가 공존하는 신비스러움을 잔뜩 머금고 있다.


고려 시대 때부터 영광이란 지명이 사용될 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영광군은 '신령령(靈)에 빛광(光)'이란 한자명에 걸맞게 기묘한 이야깃거리들을 한껏 품고 있다. 영광 이곳저곳에 자리하고 있는 '영광 9경'은 이러한 비밀을 풀어 줄 열쇠다.

어느덧 찾아온 '봄'…그리고 마주한 '영광 9경' 영광 백수해안도로 노을광장 너머에 떠 있는 붉은 석양이 보는 이들에게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영광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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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코스 '백수해안도로'

국내 최대 고기잡이 포인트로 알려진 칠산 앞바다. 한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진 칠산바다를 배경으로 약 16.8㎞(백수읍 길용리~백암리 석구미 마을)에 뻗쳐있는 백수해안도로는 국내를 넘어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소위 꿀리지 않는 관광명소다.


붉은 태양이 저 바다 지평선 아래로 넘어갈 때는 황홀함이란 한잔 술에 만취한다. 맑은 날에는 멀리 칠산도, 송이도, 안마도 같은 서해의 주요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해안도로 아래 목재 데크 산책로(2.3㎞) 해안 노을길을 친구삼아 걸어가다 보면 일상생활에서 주어진 버거운 고민의 짐도 훨훨 덜어준다.

산책로는 2006년 건설교통부 주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됐고, 2011년 국토해양부의 '제1회 대한민국 자연경관 대상'에서도 최우수상을 받으며 이미 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백수해안도로 주변으로 예쁘고 아기자기한 펜션과 카페, 음식점도 많아 식도락 여행을 추구하는 이들에겐 특히 권장된다.

어느덧 찾아온 '봄'…그리고 마주한 '영광 9경' 백제불교최초도래지 전경. 영광군 제공
어느덧 찾아온 '봄'…그리고 마주한 '영광 9경' 천주교 성당 내부 모습. 영광군 제공
어느덧 찾아온 '봄'…그리고 마주한 '영광 9경' 원불교 영산성지 전경. 영광군 제공
어느덧 찾아온 '봄'…그리고 마주한 '영광 9경' 기독교인 순교지. 영광군 제공

◆4대 종교 흔적 한눈에

예전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유명 작곡가 겸 가수인 연예인이 '가수는 노래 제목을 따라 간다'고 말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만큼 노래 제목이 주는 보이지 않는 힘이 가수에게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영광이 딱 그렇다. 앞서 설명한 대로 영광을 한자로 풀이하면 성스러운 빛의 고장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그만큼 신묘함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영광은 묘하게도 과거 수백 년 전부터 이어져 온 여러 종교의 흔적들이 현재까지 남아있다.


우선 영광은 백제 시대 불교가 최초로 들어온 백제불교도래지를 품고 있다. 서기 384년, 인도승 마라난타가 법성포에 처음 불교를 전파한 이곳은 간다라 양식의 유물관과 4면 불상 등 불교문화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원불교 영산성지도 가볼 만하다. 원불교 창시자인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가 깨달음을 얻은 곳이라는 원불교 영산성지는 이 종교의 발원지로서 성스러운 의미를 지닌다.


6·25전쟁 당시 북한군의 교회 탄압에 항거해 신앙을 지키려다 순교한 기독교인순교지(당시 194명 순교), 조선 시대 신유박해로 인해 천주교 신도들이 순교한 천주교인 순교지도 영광에서 만나볼 수 있다. 종교적 색채와 별개로 과거 우리 선조들의 순수한 희생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장소다. 종교적 숨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곳들이다.

어느덧 찾아온 '봄'…그리고 마주한 '영광 9경' 불갑사 대웅전. 영광군 제공

◆장엄한 역사 간직 '불갑사'

불갑사는 영광 법성포(法聖浦)를 통해 백제에 불교를 전래한 인도승 '마라난타'가 최초로 세운 절로 알려져 있다. 법성포란 이름도 마라난타가 온 뒤로 '성인이 오신 포구'라는 뜻으로 붙여진 것으로 전해진다.


불갑사는 백제 침류왕이 궁중에 머물게 했다는 구전이 전해 올 만큼 고승이었던 마라난타의 흔적을 머금고 있다. 불갑사에선 조선 중기 건축 양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보물 제830호 대웅전을 비롯해,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보물 제1377호), 불복장전적(보물 제1470호) 등 귀중한 문화재를 볼 수 있다. 불갑사 주변으로 천연기념물 제112호로 지정된 참식나무 자생 북방 한계지대가 있어 자연의 신비로움까지 더한다.


템플스테이 등 불교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불갑사에서 귀중한 추억을 만들어봐도 좋을 듯싶다. 유서 깊은 불교 유적과 사계절 아름다운 자연이 어우러진 독특한 힐링 여행지다.

어느덧 찾아온 '봄'…그리고 마주한 '영광 9경' 무안군과 영광군을 잇어주는 칠사대교와 칠산타워가 멋들어지게 마주하고 있다. 영광군 제공

◆서해 앞바다 비경 한눈에 칠산타워

영광 여행 중 백수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한 후, 77번 국도를 따라가면 만날 수 있는 칠산타워. 무안군과 영광군을 잇는 총 1.82km 길이의 칠산대교와 마주한 칠산타워는 전남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 중 하나로 알려졌다. 전망대 높이만 111m에 달하는데 이는 영광군 11개 읍면을 하나로 화합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전망대에 오르면 광활하게 펼쳐진 칠산 앞바다와 함께 옹기종기 모여있는 크고 작은 고깃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일몰 시각 바다를 온통 빨갛게 물들이는 노을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여기에 음식점과 회 센터 등도 있어, 전국의 미식가들을 유혹한다.

어느덧 찾아온 '봄'…그리고 마주한 '영광 9경' 가마미해수욕장은 전남 서해안을 대표하는 천혜의 자연 경관을 자랑한다.영광군 제공

◆가마미해수욕장

서해안은 본래 갯벌이 두텁게 형성된 탓에 해수욕의 재미를 보긴 쉽지 않다. 영광 가마미해수욕장은 그래서 더욱 소중한 곳이다. '와~'란 감탄이 나올 만큼 고운 백사장이 1㎞ 넘게 형성돼 있어,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시원함을 선사한다.


200여 그루에 달하는 소나무 그늘 아래 누워 있으면, 그야말로 천상의 낙원이 따로 없다. 여기에 모양과 형태가 반달 모양에 가까워 다른 해수욕장들보다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또 물이 워낙 깨끗하고, 수온도 적절해 남녀노소 누구나 해수욕하기 안성맞춤이다. 영광의 자랑인 환상적인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점 역시 또 하나의 매력이다.

어느덧 찾아온 '봄'…그리고 마주한 '영광 9경' 지난해 가을 불갑저수지수변공원에 핀 꽃들이 만개해 있다. 영광군 제공

◆휴식은 '여기 불갑저수지수변공원'

불갑저수지수변공원은 불갑저수지 주변에 조성된 곳으로 계절마다 꽃들이 만개해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저수지 주변으로 둥글게 형성된 드라이브 코스는 연인은 물론 가족들에게도 힐링을 선사한다.


특히 여름철 최고의 놀이인 수상 스키장이 마련돼 있어, 익사이팅한 물놀이를 즐기고 싶은 이들에겐 안성맞춤인 놀이터다. 저수지 상류에서 불갑사로 가는 길 초입에는 국내 최대 규모인 약 16m에 달하는 천년 방아는 이색적인 눈요깃거리다.

어느덧 찾아온 '봄'…그리고 마주한 '영광 9경' 영광 숲쟁이공원에 식재된 다양한 나무들이 절경을 연출하고 있다. 영광군 제공

◆꽃과 나무 사이 숲쟁이공원

숲쟁이는 '숲으로 된 성'이란 뜻으로 오랜 기간 성장해온 나무들이 뒤엉켜 형성된 곳이다. 영광 숲쟁이공원은 조선 중종 때 축조된 법성진성을 연장하기 위해 조성한 곳으로 자연을 이용해 당시 포구와 마을을 보호하는 방풍리 역할을 했다.


목적과 형태는 다르지만, 전남 담양관방제림이 홍수를 피하기 위해 푸조나무 등 나무 수백그루를 심은 것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숲쟁이공원엔 조선시대부터 식재된 느티나무, 팽나무 등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이 현재까지 그 모습을 유지 중이다.


국가 지정 명승 22호이기도 한 숲쟁이공원은 백제불교 최초도래지와 연결되는 산책로가 있어, 보는 재미와 별개로 걷는 재미도 동시에 선사한다. 특히 숲쟁이공원 아래에 보이는 법성포의 전경은 그야말로 경치 맛집으로 불리기 충분하다.

어느덧 찾아온 '봄'…그리고 마주한 '영광 9경' 영광의 자랑인 송이도를 하늘에서 내려다 본 모습. 영광군 제공

◆신비의 섬 송이도

섬의 모양이 사람 귀와 닮아 붙여진 이름 송이도는 지난 2003년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국내 아름다운 섬 100선에 뽑을 만큼 비경을 자랑한다. 송이도는 육지(향화도 항)에서 약 두어시간 가야 하는 꽤 먼 섬이지만 그만한 수고로움은 감수해도 될 만큼 매력적이다.


파도가 만들어낸 작품인 몽돌해수욕장이 무려 4㎞에 달하는 데다 곳곳이 기하학적인 모양의 소나무 수 천그루가 섬 전체를 에워싸고 있어 경관이 매우 뛰어나다.


전국 최대 규모로 알려진 왕소사나무군락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준다. 희귀새인 노랑부리백로(천연기념물 361)와 수달(천연기념물 330)이 집단 서식하는 등 생태계 보고이기도 하다. 낚시를 좋아하는 강태공이라면 무조건 추천받는 곳이다. 월척급 감성돔이 기다리고 있어서다.

어느덧 찾아온 '봄'…그리고 마주한 '영광 9경' 천년의 역사를 품고 있는 영광 염전에서 천일염을 생산하고 있는 모습. 영광군 제공

◆국내 소금의 자존심 천일염

영광은 예로부터 눈과 목화, 쌀 그리고 소금이 많아 4백(白)의 고장이라 불렸다. 특히나 소금과 함께 써 내려간 발자취는 매우 깊다. 영광 염산 두우리 갯벌의 경우 지난 1,000여년 전부터 한반도 최고의 소금 생산지였다.


염산(鹽山)이란 지명은 한자어 그대로 소금산을 뜻하는데, 신라 시대엔 소금이 바다를 이룬다는 의미의 염해(鹽海),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는 소금을 굽는 곳이라는 의미의 염소(鹽所)라고 불렸을 만큼 소금과 인연이 깊다.


현재도 염산은 신안 다음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큰 천일염 생산지다. 영광 천일염은 전세계에서도 손꼽힐 만큼 미네랄이 풍부하고, 맛도 매우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광의 굴비가 유명해진 이유도 소금이 있어 가능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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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영광에선 염산면 송암리·야월리·두우리·백수읍 하사리 등에 주로 염전이 형성돼 있다. 염산면에선 소금 모으기, 운반하기, 수차 돌리기 등 염전 체험도 가능하니 한 번쯤 도전해 볼 만하다.






호남취재본부 심진석 기자 mour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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