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인구와 인재 연구원 개원 콘퍼런스 축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1일 "구조적 문제는 단 하나의 정책이라는 만병통치약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지금은 단기적 어려움을 감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연세대학교 인구와 인재 연구원 개원 콘퍼런스 축사를 통해 "잠재성장률 0%대 전망은 다양한 구조적 문제들의 결과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미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5로 심각한 저출산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현재의 출산율이 지속되면 우리나라 인구는 5100만여명에서 50년 후 3000만명 수준으로 급감하며, 잠재성장률은 현재 2% 수준에서 2040년대 후반에는 0%대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인구 문제, 특히 저출산 현상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구조적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은 연구에 따르면 수도권 집중, 과열된 교육경쟁, 청년층의 고용·주거·양육 불안, 경직된 노동시장 등 구조적 문제들의 결과물"이라며 "이런 문제는 단 하나의 정책만으로 해결할 수 없고, 만병통치약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 "지금은 단기적인 어려움을 일부 감수하더라도,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중장기적인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이 퍼스트무버(first-mover·선도자)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입시 중심 교육시스템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부모님의 말씀을 잘 따르고 주어진 요구에 순응하는 성향이 강한 학생을 키우기보다,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인재를 육성해나가는 방향으로 대학입시제도가 바뀌기를 절실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연세대 인구와 인재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인구·인재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를 추진하고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원장은 의사이자 경제학자인 김현철 의과대학 교수가 맡았다. 이날 콘퍼런스는 이민 및 외국인 노동자 정책, 그리고 북한이탈주민의 사회·경제적 적응 문제를 주제로 진행된다.
지금 뜨는 뉴스
한편 한은 경제연구원은 이날 연구원과 학술연구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개인의 생애주기 사건이 가계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공동 연구한다. 공동 학술 활동에 필요한 데이터, 분석기법을 공유하는 등 학문적 교류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