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신영증권과 신용평가사 2곳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다. 홈플러스와 금융사들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계획과 신용등급 강등 사실을 사전에 알고서도 채권 발행을 강행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금감원은 13일 "여러 의혹과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이날 오후 4시 기업어음(CP) 등의 인수 증권사인 신영증권과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에 대해 검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신영증권은 금융투자검사3국이, 신용평가사 2곳은 금융투자검사1국이 담당한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8일 단기사채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강등된 뒤 이달 4일 자정께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후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된 신용등급 하락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달 25일 오후 4시경 신용평가사 한 곳의 실무담당자로부터 당시 예상과는 다르게 신용등급이 한 등급 하락하게 될 것 같다는 예비평정 결과를 전달받았다"고 밝힌 상태다.
홈플러스 측이 언급한 지난달 25일은 홈플러스 관련 특수목적법인(SPC)이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마지막으로 발행한 날이다. 등급 강등 사실을 사전에 알고서도 자금을 조달했다는 의혹이 잇따르는 배경이다. 홈플러스측은 관련 유동화가 전날 승인이 완료됐고 등급 강등 이후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이러한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신영증권측은 홈플러스가 사전에 모두 알고서도 ABSTB를 발행했다고 주장하며 형사고발까지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의 검사 착수는 같은 날 이복현 금감원장의 관련 발언 직후 이뤄졌다. 이 원장은 이날 오전 '기업·주주 상생의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열린 토론회' 직후 진행한 백브리핑에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검사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홈플러스 유동화 ABSTB 관련 개인 투자자 손실 논란에 대해 "일차적으로 금융회사를 상대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자료 수집 작업은 이미 진행 중"이라며 "(홈플러스 카드대금 채권을 유동화한) 전단채 판매나 세일즈 앤 리스백(sales&lease back) 과정 중 리테일로 떨어진 것에 대해 저희가 감독 기관으로서 해야 하는 것들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원리금 상환이 중단된 홈플러스의 ABSTB는 총 4019억 원 규모다. 이 가운데 상당 규모가 개인 투자자들에게 판매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18일 ‘홈플러스·MBK파트너스 사태에 대한 긴급 현안 질의’를 열고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 등 5명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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