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행시 44회 모두 부이사관 승진
고위공무원으로 가는 길목 '부이사관'
타 부처에 비해 인사적체 심각
금융위원회가 최근 단행한 과장급 인사를 통해 행정고시 44회 출신들이 모두 부이사관으로 승진했다. 다만 이번 인사는 금융위의 인사적체를 보여준다. 인사적체가 심각한 기획재정부보다 부이사관 승진 인사가 늦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지난 5일 이석란(행시 44회), 김보균(행시 50회) 과장을 부이사관으로 승진한다고 밝혔다. 부이사관은 3급 공무원으로 고위공무원 바로 직전 직급이다. 부이사관으로 승진한 선임 과장들은 주요 부서를 경험한 데다 노련하게 정책을 만드는 고참들이다. 연차가 쌓이면서 정무감각도 갖추고 있어 선임 과장은 '공무원의 꽃'이라 부른다.
금융위는 기재부와 함께 재경직 공무원이 근무하는 정부 조직이다. 재경직 공무원은 행정고시 7개 직렬 중에서 경쟁률이 가장 높고, 임관 이후에도 경쟁이 치열해 행시 출신 공무원 중에서도 특별한 취급을 받는다. 산업화 시기에는 나라의 살림과 재정을 담당하는 기재부의 위상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나 200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금융 정책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금융위의 위상이 더 커지는 분위기다. 특히 금융위는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젊은 공무원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금융위를 떠나는 공무원이 늘고 있다. 공무원의 처우가 낮아지는 가운데 금융위의 인사적체가 심화하고 있어서다. 금융위는 공직 사회에서 인사적체가 심각한 곳으로 유명하다. 금융위와 함께 인사적체가 심각한 기재부조차 2023년 상반기 인사에서 행시 43~44회가 부이사관으로, 하반기 인사에서는 45회가 부이사관으로 승진했다.
실제로 금융위는 2022년 대규모 과장급 인사 이후 보직을 변경하는 수준으로 인사를 내고 있다. 2024년에는 '가상자산과'를 신설하면서 과장 자리가 겨우 하나 늘었다. 금융위에서 선임 사무관인데, 다른 부처에서는 이미 과장으로 승진한 기수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금융 업계 관계자는 "금융위는 400명이 안 되는 작은 조직이라 타 부처와 같이 매년 정기 인사를 할 수 없다"며 "인사 수요가 발생해야 인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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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만약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탄핵을 인용하면 60일 이내에 대선이 이뤄진다. 이 경우 5월 중순이 지나야 국무위원(장관급) 인사 검증을 거쳐 임명되고, 순차적으로 장·차관이 교체될 전망이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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