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시신 4구 중 1구 '신원불명' 판정
이스라엘군 "하마스, 휴전협정 위반"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보낸 인질 시신 4구 중 1구가 신원불명으로 확인됐다. 이스라엘은 심각한 휴전협정 위반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하마스로부터 인계한 인질 시신 4구 중 1구가 이스라엘군의 유전자 검사 결과 신원불명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는 전날 휴전 협정에 따라 시리 비바스(납치 당시 32세)와 두 아들 아리엘(4)·크피르(생후 10개월), 오데드 리프시츠(84) 등 인질 4명의 시신을 이스라엘에 인도했다. 하지만 두 아들의 어머니인 시리 비바스의 시신이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타인의 시신으로 밝혀진 것이다.
가자지구 인근 니르오즈 키부츠에 거주했던 시리와 두 아들은 2023년 10월7일 하마스의 테러 당시 납치됐다. 당시 니르오즈 키부츠 주민 400명 중 약 4분의 1이 목숨을 잃거나,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갔는데, 생후 10개월이었던 크피르는 가장 어린 인질이었다. 시리의 남편이자 아이들의 아버지인 야르덴은 가족과 별개로 하마스에 납치됐다가 휴전협정에 따라 이달 초 석방됐다.
하마스는 이들을 납치한 뒤 약 한 달이 지났을 때 "시리와 두 아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신을 인도받은 뒤 이스라엘 국립법의학센터가 확인한 결과 비바스 형제는 납치 상태에서 하마스에 살해된 것으로 결론지었다. 또 이스라엘 법의학자들은 신원불명의 시신 DNA를 다른 여성 인질들의 DNA와도 대조했지만, 일치하는 경우를 찾지 못했다. 오데드의 경우, 1년여 전 살해된 것으로 판정됐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고 하마스가 휴전협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앞서 하마스는 생존한 인질을 석방하는 과정에서도 군중 행사를 열고 감사 인사를 강요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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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와 이스라엘은 지난달 이뤄진 휴전 협정에 따라 1단계로 6주간 교전을 멈추고 인질과 수감자를 교환 중이다. 또 이스라엘 군인 석방과 영구 휴전 등 2·3단계 휴전 논의를 시작한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수감자 1500명 이상을 석방하는 조건으로 하마스는 시신 8구를 포함한 인질 33명을 석방하기로 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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