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4일 본점·영업점 명령휴가 시행
2023년 명령휴가 개편
연초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 부당대출 사고
올해 금감원 정기검사 가능성
자체적으로 내부통제 점검 나서
이복현 "금융사고 무관용 원칙" 강조
IBK기업은행이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명령휴가를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초 240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한 만큼 내부통제 점검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11일 금융당국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 4일 본점을 비롯해 전 영업점에 명령휴가 대상자를 안내했다. 명령휴가란 현금을 다루는 업무 등 금융사고 확률이 높은 업무를 담당하는 임직원에게 회사가 불시에 휴가 명령을 내리고 업무 내용을 감사하는 제도다.
기업은행은 2023년 명령휴가를 개편해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했다. 이후 명령휴가 실시 시행문서를 상·하반기 한 번씩 낸다. 올해 명령휴가 인원은 총 5206명으로, 2023년 4989명, 2024년 5131명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기업은행이 전 영업점에 명령휴가 대상자를 안내한 것은 자체적으로 고강도 내부통제를 점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초 기업은행은 240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공시했다.
기업은행 대출 담당 직원이 부동산 업계에 종사하는 지인에게 담보 가격을 부풀려 대출을 승인하며 발생한 사고였다. 금융감독원은 기업은행 현장검사에서 추가 부당대출을 적발하기도 했다. 더욱이 금감원이 지난 2~3년 동안 내부통제를 지속해서 강조하는 상황에서 이번 부당대출 사고가 발생했다. 기업은행이 명령휴가 규모를 예년보다 확대한 이유다.
금감원 관계자는 "앞서 국책은행에서도 부당대출 사고가 발생했다"며 "기업은행은 시중은행처럼 소매 영업을 하고 있으므로 한국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다른 국책은행보다 금융사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전일 2025 금감원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정보 비대칭성이 내재한 금융시장에서 대규모 불완전판매, 대형 금융사고, 사익추구 위법행위에 대해 무관용의 원칙으로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 처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며 "이런 불공정 행위를 유발하는 단기실적 위주 경영 문화, 내부통제 미흡, 윤리의식 부재 등 근본적인 원인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지주 회장, 은행장, 임직원 친소관계를 이용한 대출 심사에서 리스크를 점검하고, 원칙과 규정에 따라 여신이 이뤄져야 한다"며 "(부당대출 사례에 대해) 내부통제가 작동하지 않거나 관련 부서가 실질적으로 관여 못 하는 구조에 대해 화두를 던지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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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올해 금감원이 특수은행 정기검사에 착수한다면 기업은행이 대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업은행은 2020년 마지막으로 금감원 정기검사를 받은 바 있다. 5년마다 정기검사 주기가 돌아오는 데다, 올해 초 부당대출 사고까지 불거져 정기검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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