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싱크탱크 트럼프 집권 영향 조사
한국인 11% "좋다", 67% "나쁘다"
인도·우크라이나 등 긍정 응답 높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각국에 미칠 영향에 관한 조사에서 조사 대상 24개국 한국인이 중 가장 비관적인 입장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유럽연합(EU) 외교 싱크탱크인 유럽외교협회(ECFR)가 조사 대상 국민들에게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 당신 나라에 좋은 일인가, 나쁜 일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보도했다.
해당 조사에서 한국 등 친미 성향 국가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자국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비관적 여론이 우세했고, 이를 제외한 국가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집권이 자국에 유리할 것이라는 여론이 두드러졌다. 한국은 11%가 ‘좋다’, 67%가 ‘나쁘다’고 답해, 조사 대상국 중 긍정 응답률은 가장 낮고 부정 응답률은 가장 높았다.
영국은 긍정 15% 대 부정 54%, EU 11개국은 22% 대 38%, 스위스는 23% 대 34% 등으로 대체로 부정 응답률이 더 높았다. ‘EU 11개국’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덴마크, 폴란드, 에스토니아,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를 말한다.
반면 인도는 긍정 84% 대 부정 6%, 사우디아라비아 61% 대 10%, 러시아 49% 대 8%, 중국 46% 대 18%, 브라질 43% 대 25%, 남아프리카공화국 36% 대 24%, 튀르키예 35% 대 30%, 인도네시아 30% 대 16% 등으로 긍정 응답률이 더 높았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후 24시간 내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한 우크라이나에서도 긍정 26% 대 부정 20%로 트럼프 2기 집권을 환영한다는 분위기가 나타났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데) 6개월이란 시간이 있길 바란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을 위한 목표 기간을 수정한 바 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ECFR은 "미국의 오랜 동맹국들은 트럼프의 권좌 복귀를 한탄하고 있으나, 거의 모든 다른 나라들은 그렇지 않다"며 특히 유럽의 대미 관계가 "갈림길에 섰다"고 평가했다. ECFR은 "앞으로 국제관계에 ‘거래’의 성격이 더욱 짙어질 것이라는 점을 유럽인들이 인식해야 한다"면서 "유럽인들은 트럼프에 대항하는 글로벌한 진보적 반대를 이끌려고 시도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지닌 강점을 이해하고 현실 세계에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오는 20일 워싱턴DC의 연방의회에서 제47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미국 역사상 한 차례 집권 후 재선 도전에 실패한 뒤 재집권에 성공한 두 번째 '징검다리 집권' 대통령이 된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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