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복역 중…아이 업고 일하러 다녀”
“구독자들에게 돈 빌려 도박했다” 폭로 나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남편과 이혼 후 발달장애 아이를 홀로 키우는 싱글맘으로 자신을 소개했던 유명 인플루언서가 수차례 돈을 빌려 잠적했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지난 10일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Y’는 이른바 ‘엄마들의 워너비’로 불리는 인플루언서 이씨의 이야기를 다뤘다.
이씨는 2023년 8월 28일 방송된 KBS Joy 예능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출연, “이혼한 전남편은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고, 남편이 남기고 간 빚이 많다”면서 “동사무소에 긴급 생계비를 신청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아이를 업고 일을 하러 다녔다”고 주장했다.
이후 뷰티 기업가로 성공한 이씨는 고가의 외제차를 타고 백화점 인증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며 재력을 과시, 같은 처지의 부모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상징이 됐다. 그는 단기간에 30㎏ 감량에 성공했다며 팔로워들과 ‘효소교’라는 오프라인 모임을 결성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씨가 다이어트 비법이라고 소개한 식품을 공동 구매하며 다이어트에 동참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이씨는 발달장애 아동을 키우고 있는 영은(가명)씨에게 “같은 처지인 당신을 돕고 싶다”며 사업 투자를 제안했다. 이에 영은씨는 이씨에게 총 2100만원을 빌려줬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이씨는 “회사에 문제가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말을 남긴 채 잠적했다.
알고 보니 영은씨 외에도 전국 각지의 수많은 구독자가 같은 제안을 받고 이씨에게 투자금을 건네거나 돈을 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금액은 수백만원부터 수천만원에 달했다.
이와 같은 이야기를 전한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과 연락이 된 이씨는 “내가 보이스피싱범으로 접수가 돼서 통장이 못 쓰는 상태가 됐다. 그게 풀리면 변제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셜미디어에 올렸던 명품을 팔아 변제하면 되지 않냐”는 물음에 이씨는 “다 도둑 맞았다”고 답했다. 이 외에도 “입원했다”,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피해자들은 이씨의 연락을 기다리던 중 그의 남자친구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씨의 남자친구는 “(이씨가) 공동구매 사업을 한 적이 없고 도박을 했다”고 폭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씨의 지인은 이씨가 아이와 함께 있지 않으며, 평소에 유흥을 즐긴다는 주장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이씨는 “아이를 학대하는 것도 아니고, 누가 애를 보든 무슨 상관이냐”는 반응을 보였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