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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기회" 외친 신동빈…위기의 롯데, 체질 개선 속도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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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올해 상반기 VCM 개최
신 회장, 사업구조 개편·해외 개척 등 주문
부진 계열사 정리·재무 개선 드라이브

9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업무동 31층. 굳은 표정의 참석자들이 하나 둘씩 입장했다. 지난해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였던 롯데그룹의 올해 첫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는 롯데그룹 계열사 사장단이다. 이들은 취재진의 이어진 질문에도 입을 굳게 다물었다. 4시간여 동안 진행된 회의도 시종일관 엄숙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현재 그룹의 경영 상황이 절체절명의 위기로 보고. 강도 높은 쇄신을 주문하면서 롯데그룹 전반의 체질 개선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새해에는 본업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사업 구조 개편과 글로벌 시장 개척 등 세부 추진 과제를 중심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데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기회" 외친 신동빈…위기의 롯데, 체질 개선 속도내나 신동빈 롯데 회장(왼쪽)이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5년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회의)에 앞서 롯데케미칼의 '인공지능(AI) 기반 컬러 예측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롯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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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작년 그룹 역사상 가장 힘들었던 한해"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VCM에서 "지난해는 그룹 역사상 가장 힘들었던 한 해"라며 "지금이 변화의 마지막 기회임을 명심하고 이를 대혁신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난해 연말 롯데그룹을 둘러싼 유동성 위기가 대내외에 노출된 상황에 대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등을 거론하며 그동안 롯데가 돌파해온 난관을 뛰어넘는 가장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한 것이다.


VCM은 롯데그룹이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진행하는 사장단 회의다. 전날 롯데지주 대표이사와 실장, 사업군 총괄대표와 계열사 대표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5를 참관한 뒤 곧바로 귀국해 이날 회의에 모습을 드러냈다.



신 회장은 이날 그룹사 최고경영자(CEO)에게 "위기가 일상이 된 지금, 우리가 당면한 어려움의 근본 원인은 외부 환경이 아닌 우리 핵심사업의 경쟁력 저하"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지금 쇄신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과거 그룹의 성장을 이끈 헤리티지(유산)가 있는 사업일지라도 새로운 시각에서 사업모델을 재정의하고 사업조정을 시도해 달라"고 촉구했다.


"마지막 기회" 외친 신동빈…위기의 롯데, 체질 개선 속도내나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5년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이명환 기자

신 회장은 위기를 타개할 구체적인 방안으로 그룹이 가진 자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선택과 집중'을 제시했다. 또 관성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사업구조와 업무 방식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것을 주문하면서 본질적인 쇄신을 위한 올해의 경영 방침으로 ▲ 도전적인 목표 수립 ▲ 사업구조 혁신 ▲ 글로벌 전략 수립 등을 제시했다.


자산 활용 '선택과 집중'…해외 진출 가속

이미 롯데그룹은 지난해 연말 정기인사를 통해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임원 규모는 지난해 말 대비 13% 줄었으며, 58개 계열사 가운데 18개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특히 실적 부진으로 유동성 위기설을 촉발한 롯데 화학군의 경우 30% 임원이 퇴임하며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60대 이상 임원의 80%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정도로 대규모 인사를 통해 그룹 체질개선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이 때문에 올해 롯데는 계열사별로 성과가 부진한 영역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할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으로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롯데케미칼은 저수익 자산을 매각해 기초화학 부문 비중을 30% 이하로 낮추고 첨단소재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내놓았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실적 부진으로 2조원 규모의 회사채가 기한이익상실(EOD) 상태에 빠지면서 그룹 전체의 유동성 위기를 촉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은 6조원 규모의 그룹의 핵심 자산인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해 회사채 신용도를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 기회" 외친 신동빈…위기의 롯데, 체질 개선 속도내나

유통 계열사들은 자산과 점포 효율화 작업에 나선다. 롯데쇼핑은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자산 재평가를 진행 중이다. 롯데백화점도 매출 하위권 점포에 대해 매각과 폐점을 포함한 점포 효율화 작업에 착수했는데, 부산 센텀시티점을 포함한 매출 하위권 점포들이 정리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e커머스 플랫폼 롯데온도 지난해 두 차례 희망퇴직을 실시한 데 이어 비용 절감 차원에서 사옥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공유오피스로 옮겼다.


롯데호텔은 면세점과 호텔 부문을 중심으로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한다. 이를 위해 호텔 브랜드 중 4성급 호텔에 속하는 'L7'과 '시티'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비용 절감을 위해 월드타워 내 호텔영업 면적을 줄이는 구조조정도 검토 중이다. 롯데면세점도 지난해 비상 경영 체제로 전환한 뒤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실적이 부진한 해외 면세점을 정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 호텔롯데가 보유한 국내 렌터카 업계 1위 업체 롯데렌탈의 지분 56.2%를 홍콩계 사모펀드(PEF)에 1조6000억원에 매각해 추가 자금을 확보할 방침이다. 또 사업성이 낮다는 판단에 따라 롯데헬스케어를 청산하기로 결정했고, 지난해 9월 폐점한 경기 수원시 롯데마트 영통점 부지도 87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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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신 회장이 내수 침체와 인구 절벽으로 포화 상태에 놓인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차별화된 사업 전략을 수립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 달라고 주문한 만큼 올해 유통과 식품 사업군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보다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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