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기업가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비벡 라마스와미 전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자가 이끌게 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부효율부(DOGE)는 "빠르게 실행하고 관습을 타파하라"는 실리콘밸리의 유행 모토에 동기 부여를 받은 듯하다. 그러나 연방 정부에 있어서 이 같은 모토는 재앙의 지름길이다.
국민은 더욱 효율적인 정부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대통령 당선인의 말은 옳다. 내가 회장 겸 CEO로 재직 중인 ‘공공서비스 파트너십’(PPS)이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더욱 현대적이고 역동적인 정부를 만들기 위한 개혁에 힘써온 것도 같은 이유다. 그러나 인력의 상당 부분을 임의로 해고하거나 미 연방수사국(FBI)과 같은 핵심 기관을 없애자는 제안은 필수 공공 서비스와 국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정부 개혁에 ‘비즈니스 관점’을 도입하려 했던 것은 정부효율부가 처음이 아니다. 수십 년 동안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연방 정부 운영을 간소화하고 낭비, 사기, 남용을 단속하기 위해 기업 및 공공 부문 리더들로 구성된 유사한 그룹을 소집해왔다. 그러나 결과는 엇갈렸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통용되는 원칙은 정부 개혁 과정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하지만 정부를 기업, 특히 기술 스타트업처럼 운영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
정부의 근본적 목적은 공공의 안전을 보장하고 사회, 경제, 정치적 문제를 다룰 때 공공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다.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효과성, 신뢰성, 책임성은 훨씬 더 중요하다. 예를 들어 보훈병원에서 더 많은 환자를 치료한다는 명목으로 중요한 진단을 서둘러 처리하려 한다면 그 결과는 심각할 것이다.
민간 기업이 해체되면 고객은 해당 상품과 제품에 대한 접근 권한을 잃게 되지만 이론에 따르면 시장은 결국 대안을 제시한다. 그러나 정부를 전면 재가동하는 것은 중요한 서비스에 격차를 만들고 사회 보장 혜택이 누락되거나, 비위생적인 음식과 물이 제공되거나, 자연재해에 대한 대응이 부적절해지는 등의 일을 초래할 수 있다.
정부의 효율성을 요구하는 것은 실제로 가치가 있다. 정부는 자원을 현명하게 사용해야 하며 이를 위해 거의 모든 연방 기관에 중앙 감시 기관과 감찰관을 두고 있다. 정부효율부는 정부를 무너뜨리는 대신 이들 조직이 발견한 많은 좋은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정부효율부가 책임감 있고 대응력 있는 정부를 추구하기 위해 제안할 수 있는 세 가지 추가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새 행정부는 대규모 조직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 있는 기관장을 선택해야 한다. 또 단순히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정부 운영을 개선하는 데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모든 내각 임명자는 현재 경력직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성과 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이러한 계획을 공개해 기관장에게 책임을 묻는 데 사용해야 한다. 또 이러한 계획은 기관 프로그램이 구체적인 성과를 달성하고 경력직 인력이 이를 달성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보장해야 한다. 자격을 갖춘 인재의 채용과 모집에 대한 높은 기대치, 성과 향상을 위한 직원들의 직장 경험 평가도 포함돼야 한다.
둘째, 의회는 각 기관이 예측 가능한 자금을 받을 수 있도록 세출 절차를 개혁해야 한다. 입법자들은 거의 30년 동안 제때 세출 예산을 통과시키지 않고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위협과 임시 자금 제공 또는 계속 결의안에 의해 정부를 운영해왔다. 이로 인해 정부 기관은 셧다운 계획에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고, 중요한 서비스를 중단하고, 장기적인 혁신에 대한 투자를 중단해야 했다.
의회는 먼저 의회와 대통령이 연간 세출법안 제정 기한을 놓칠 경우 자동으로 기존 수준의 정부 자금을 계속 지원하는 초당적 입법을 우선으로 추진해야 한다.
셋째, 정부 기관과 의회는 연방 서비스를 전면적으로 삭감하는 대신 더욱 현대적이고 고객 중심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체 메뉴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여기에는 정부의 낙후된 IT 시스템 업데이트, 안전하고 책임감 있는 인공지능(AI) 사용에 대한 투자, 기관들이 고객 데이터를 더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정부가 기술, 데이터 및 고객 경험 인재를 채용할 때 민간 부문의 최고 인재를 채용할 수 있도록 하는 채용 관행 개혁이 포함된다.
머스크 CEO와 라마스와미 전 경선 후보자는 정부효율부를 이끌면서 미국 정부의 업무를 개선할 진정한 기회를 얻었다. 우리 연방 정부는 분명 개선이 필요하다. 하지만 더 나은 방법으로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이 있다.
맥스 스티어 공공서비스파트너십(PPS) 최고경영자(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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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블룸버그의 칼럼 ‘Musk’s DOGE Should Work With the Government, Not Against It’을 아시아경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블룸버그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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