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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팔고 시장에서 장사하는 MZ…취업난에 선입견 버린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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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노점 등 청년층 소자본 창업 활발
MZ세대 특성 살린 마케팅으로 인기몰이
노점에 대한 인식 변화·취업난 등이 배경

"취업도 어렵고, 붕어빵을 좋아해서 시작했는데, 5년째 굽다 보니 이젠 질려서 일주일에 한 번 먹어요."

서울 양천구에서 만난 김모씨(26)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반죽에 팥과 슈크림을 넣고 붕어빵을 구우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별한 것도 없는데 감사하게도 단골들도 많이 생겼고, 퇴근 시간이면 줄이 뒤쪽까지 생기기도 한다"며 웃었다.


첫 붕어빵이 다 구워져 나오기도 전이었지만 기다리는 손님들도 있었다. 2019년부터 붕어빵 장사를 해온 김씨는 "대학교 졸업 후에 취업하기 전에 한번 해볼까 하고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하고 있다"며 "회사에 다녀보고도 싶지만, 6개월 열심히 일하고 6개월 쉴 수 있다는 장점이 정말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붕어빵 팔고 시장에서 장사하는 MZ…취업난에 선입견 버린 2030 서울 동대문구에서 붕어빵 노점을 운영하는 정상엽씨(21)가 운영하는 SNS 계정. 손님이 원하는 재료를 넣거나 쿠폰을 만드는 등의 방식을 게시물에 올려 홍보하고 있다. 정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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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자본 창업이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통틀어 지칭)의 새로운 생계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통적으로는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생계형 사업으로 여겨졌던 노점이 이제는 청년들 사이에서 다양한 목적과 형태를 띤 사업이 되고 있다. 업무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하며 또 다른 일을 하거나 꿈을 위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청년들이 매력을 느끼는 부분이다.

붕어빵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최근에는 나이대가 있는 분들보다 대학생이나 젊은 세대에서 문의가 많이 온다"며 "낮은 초기비용과 손해가 날 일이 거의 없는 만큼 위험부담이 적고, 옛날처럼 노점이 아니라 식당이나 카페 앞 사유지 공간을 얻어서 장사하기 때문에 인식도 많이 바뀐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학생인 정상엽씨(21)는 전역 후 새로운 도전을 위해 지난 10월부터 장사를 시작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이벤트를 열거나 손님의 요청에 따라 재료를 넣는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매출을 올렸다. 정씨는 "창업을 해보고 싶었는데 시기가 맞았고, 큰 위험부담 없이 시도해보기 좋은 것 같아 시작하게 됐다"며 "단순 장사라기보다 브랜드를 만들어보기 위해 로고와 가게 컨셉 등을 제대로 정해서 운영했다"고 말했다.


붕어빵 팔고 시장에서 장사하는 MZ…취업난에 선입견 버린 2030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김모씨(34)가 운영하는 과일주스 매장. 염다연 기자

경남 진주시에서 붕어빵 장사를 하는 심승후씨(27) 역시 "다양한 일을 해보다가 누구 밑에서 일하는 게 아니라 주체적으로 돈을 벌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지난달부터 붕어빵 노점을 시작하게 됐다"며 "거의 제로에 가까운 초기자금이 붕어빵 장사의 장점이다. 프랜차이즈 업체가 있어 재료를 독점 공급받는 조건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심씨는 "가스 불이 있어 상체는 괜찮은데 하체 쪽이 뚫려있어 정말 춥고, 철거명령이나 민원이 들어오면 장사를 그만둬야 한다는 점이 애로사항"이라면서도 "큰돈은 아니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혼자 발주도 넣고, 판매하고, 정산까지 하기 때문에 좋은 경험을 쌓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시장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젊은 사장님'도 많아지고 있다.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과일주스 매장을 운영하는 김모씨(34)는 "회사에 다니다 급여나 전반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을 느껴 지난해부터 광장시장에서 장사를 시작하게 됐다"며 "어려운 점도 있지만, 회사 다닐 때보다 재미도 있고 더 나은 것 같아서 만족하며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장시장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황모씨(63)는 "요즘에는 젊은 세대들이 매장을 직접 운영하기도 하고 가족들을 돕기도 하면서 시장에서 많이 보인다"며 "취업이 어렵고 경제가 팍팍해서 그런지 몰라도 세상이 많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붕어빵 팔고 시장에서 장사하는 MZ…취업난에 선입견 버린 2030

이런 현상은 청년들의 노점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함께 취업난이 계속되는 현실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청년층의 취업자 비율은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청년층의 고용률은 46.4%다. 전체 인구의 고용률은 3년 연속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청년층의 고용률은 꾸준히 감소하며 젊은 세대가 ‘취업 한파’를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들의 취업이 어려운 문제와 경제불황도 있는 상황에서 붕어빵 장사나 시장 노점 등의 경우에는 항상 사람들의 수요가 있기 때문에 청년 세대가 좀 더 젊은 층의 감수성을 가지고 해당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긍정적인 면이 있다"며 "노점을 열고 소상공인이 되는 것은 남녀노소 불구하고 될 수 있는 거니까 편견이나 선입견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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