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37%가 내년 채용 축소
맹목적 낙관주의는 오히려 독
냉철한 현실인식+의지 갖춰야
![[K우먼톡]고용 한파시대, 스톡데일이 전하는 메세지](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2072715470465992_1658904424.png)
어김없는 인사 시즌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36.9%의 기업이 2025년 채용축소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헤드헌팅 기업 유니코써치 조사에 따르면 100대 기업 임원 수는 올해 7404명에서 2025년 7100명으로 4% 감소가 예상된다. 국내기업 절반이 2025년 긴축경영 기조를 밝힌 상황을 고려할 때 앞으로 다가올 고용 한파가 더욱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유니코써치는 2025년 대기업 임원 인사의 주요 변화 방향으로 조직 슬림화(Slim), 고위층 임원 교체(High-level Change), 국제 이슈 대응(International-Issue), 여성 임원 확대(Female), 기술 인재 영입(Tech), 변화 대응력 강화(Kick-turn), ESG 중심 경영(ESG), 젊은 리더 발탁(Young)이라는 임원인사 키워드 '시프트 키'(SHIFT KEY)를 제시했다.
최근 베스트셀러 ‘나는 남들보다 왜 쉽게 지칠까’의 인기는 고용한파 시대를 맞이하는 현시점에서 MZ세대부터 베이비부머까지, 직급과 나이를 막론하고 많은 이들의 겪게 될 과도한 피로감과 스트레스에 대한 관리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 주게 한다.
이러한 불확실성의 시대에 주목할 만한 경영 철학이 있다. 짐 콜린스의 저서 'Good to Great'에서 소개된 '스톡데일 패러독스'다. 이 개념은 베트남 전쟁 포로수용소에서 7년을 버틴 제임스 스톡데일 제독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스톡데일 패러독스의 핵심은 "현재의 잔혹한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결국에는 승리할 것이라는 믿음을 잃지 않는 것"이다.
1965년 9월, 북베트남에 격추되어 포로가 된 스톡데일은 '호아로 수용소'에서 놀라운 생존 전략을 보여줬다. 그의 말에 따르면 "낙관주의자들이 먼저 죽었다." 크리스마스까지는 석방될 거라는 막연한 희망을 품은 이들이 하나둘 무너져갔다는 것이다. 스톡데일 패러독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이 지점이다. 맹목적 낙관주의도 완전한 비관주의도 아닌 '냉철한 현실 인식'과 '불굴의 의지'를 동시에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이 진화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낙관적인 환상 덕분"이라는 미국 럿거스대학 인류학과 라이어널 타이거 교수의 견해처럼 스트레스를 극복하는데 낙관주의가 중요한 것은 맞지만, 맹목적 낙관주의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만난 모 대기업 전 임원 A씨(53)의 이야기는 현대판 스톡데일 패러독스를 보여준다. "퇴직 통보를 받은 날,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죠. 하지만 그날 저녁, 아내와 술 한잔하며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눴어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는 바로 다음 날부터 실행에 옮겼다. 매일 아침 30분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했고, AI 활용법을 익히는 데 하루 1시간을 투자했다. 6개월 후, 그는 AI 컨설팅 회사의 자문역으로 새로운 길을 열었다.
스톡데일은 후일 "그 7년이 내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는데, 현실을 직시하되 희망을 잃지 않는 균형 잡힌 시각,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이 격변의 시대를 헤쳐나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오늘 저녁, 가족과 함께 앉아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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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경 유니코써치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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