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비상계엄 해제 찬성한 국민의힘 의원 이름 불러
김상욱 의원, 탄핵 반대 표결…"당 소속된 몸"
"내란 정당 해체해야 합니다!"
7일 오후 5시45분께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법(김건희특검법)이 단 두표 차로 부결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하기 위해서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가결 요건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기 때문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출석하지 않고 본회의장을 떠나면 탄핵소추안은 자동 부결된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나가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야당 의원들은 고함을 쳤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나가는 길목에 서서 '국민의힘은 동참하라'라고 적힌 피켓을 내밀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당 의원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고 그대로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만이 본회의장 의자에 앉아있었다.
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 의원의 복귀와 탄핵소추안 투표를 독려했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국민의힘 의원들을) 불러서 부결이라도 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라고 말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국민의힘 의원들 이름을 하나하나 불렀다. 특히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해제 요구 결의안에 찬성한 곽규택·김상욱·김성원·김용태·김재섭·김형동·박수민·박정하·박정훈·서범수·신성범·우재준·장동혁·정성국·정연욱·주진우·조경태·한지아 의원을 향해서는 "어서 돌아오십시오!"라고 소리쳤다. 박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의원의 이름을 호명하는 동안 민주당 의원들도 자리에서 일어나서 함께 이름을 불렀다.
박 원내대표는 손으로 단상을 내려치면서 "내란수괴 윤 대통령의 탄핵에 동참하는 것, 그것이 국회가 해야 할 역사적 책무"라며 "여야 모든 국회의원은 반드시 내란 수괴 윤 대통령의 직무 정지를 해내겠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윤 대통령을 반드시 탄핵하겠다"고 말했다.
홀로 남아있던 안 의원은 탄핵소추 표결에 참여했다. 안 의원이 투표함에 투표지를 넣자 일부 야당 의원들이 박수를 보냈다.
민주당 의원 52명은 아직 본회의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에서 투표를 할 때까지 지연하겠다는 것이다. 물리적으로는 탄핵소추안이 보고된 지난 5일 오전 12시48분에서 72시간 이후인 8일 오전 12시48분까지 투표가 가능하다. 국민의힘 의원의 복귀를 기다리던 우 의장도 "부당한 비상계엄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이 모습을 국민과 역사가 어떻게 보겠나"며 "역사와 국민의 평가가 두렵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들이 국민의힘 의원의 복귀를 기다리던 중에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표결을 위해 본회의장으로 복귀했다. 김예지 의원이 나타나자 야당 의원들은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김예지 의원은 별다른 반응 없이 표결만 마치고 본회의장에서 빠져나갔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오후 6시50분께 표결을 위해 본회의장으로 돌아왔다. 김상욱 의원의 양옆에는 신정훈·이해식 민주당 의원이 팔짱을 끼고 있었다. 김상욱 의원의 모습이 나타나자 본회의장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국회 보좌진들과 직원들이 환호했다. 이들은 "김상욱! 김상욱!"이라고 이름을 연호했다. 다만 김상욱 의원은 이번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김상욱 의원은 표결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저는 보수주의자다. 지금도 보수의 가치를 믿고 그것을 실현할 각오로 살고 있다"며 "오늘 윤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자격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당에 소속된 몸이기 때문에 당론에 따라 이번 탄핵안에는 동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