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2% 넘게 급등했다. 중동의 군사적 긴장감이 다시 높아진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의 증산 연기 가능성이 높아진 영향이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2.70% 상승한 배럴당 69.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종가 기준 지난달 22일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2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2.49% 오른 배럴당 73.62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3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상승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지난달 27일 임시휴전에 돌입했으나, 이후에도 양측은 로켓 등을 이용한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13개월 만에 성사된 휴전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현지에선 일부 주민이 다시 피란길에 오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고위급 연락책 살만 네메르 자마를 시리아에서 살해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OPEC+는 내년 1월 재개하기로 한 하루 18만배럴의 점진적 증산 계획을 내년 1분기 말까지 연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OPEC+는 오는 5일 열리는 회의에서 증산을 얼마나 연기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최대 석유 소비국 중국의 경제지표 부진 등으로 석유 수요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내년에 생산 과잉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유가가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왔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이라크 등의 생산량 감축 준수, 낮아진 브렌트유 가격 수준, 언론 보도 징후들을 감안할 때 OPEC+의 생산량 감축이 (내년) 4월까지 연장될 것"으로 내다봤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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