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긴급 담화 통해 비상계엄 해제 선언
국무회의 정족수 부족, 오는 대로 해제
야당·여당 모두 해제 요구…6시간 유지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새벽 비상계엄 해제를 선언했다.
윤 대통령이 전날 오후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약 6시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킨 지 약 3시간30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4시26분께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해제 의사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저는 어젯밤 11시를 기해 국가의 본질적 기능을 마비시키고 자유 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붕괴시키려는 반국가 세력에 맞서 결연한 구국의 의지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며 "그러나 조금 전 국회의 계엄해제 요구가 있어 계엄 사무에 투입된 군을 철수시켰다"고 했다.
이어 "바로 국무회의를 통해 국회의 요구를 수용해 계엄을 해제할 것"이라며 "다만 즉시 국무회의를 소집했지만 새벽인 관계로 아직 의결 정족수가 충족되지 못해서 오는 대로 바로 계엄을 해제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렇지만 거듭되는 탄핵과 입법 농단, 예산 농단으로 국가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무도한 행위는 즉각 중지해줄 것을 국회에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회는 이날 오전 1시께 본회의를 열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재석 190명, 찬성 190명으로 가결됐다. 헌법과 계엄법에 따르면 결의안이 통과될 경우 대통령은 이를 수용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결의안 본회의 통과 뒤에도 침묵하다가 오전 4시가 넘어서야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해제를 발표했다.
야당은 물론 여당까지 비상계엄 해제를 요구한 만큼 비상계엄을 더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된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윤 대통령에게 "국회에서 계엄 해제 의결을 했기 때문에 그 의견을 받아들여 조속히 계엄을 해제해달라"라고 요청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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